미세플라스틱 가라앉는 이유는…KIOST "해양 미세조류 영향"

입력 2025-03-26 14:57


미세플라스틱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이유가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바다에서 적조를 일으키는 해양 미세조류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을 응집시켜 밀도를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을 침강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고 26일 밝혔다.

백승호, 임영균 KIOST 박사 연구팀은 해양 미세조류가 바다에 떠다니는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의 침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해안에서 여름철 빈번히 발생하는 적조 현상의 원인 중 하나인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Heterosigma akashiwo)'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의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가 세포 바깥으로 분비하는 점액성 물질(EPS이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에 엉겨 붙어 밀도를 높이고, 해수보다 무거워진 미세플라스틱 응집체를 바닷속으로 가라앉힌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재질의 플라스틱을 선택하해 크기와 밀도 차이에 따른 침강률을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크기는 작지만(10-20μm) 무거운 특징을 지닌 PE 재질의 미세플라스틱 응집체 5천 개를 분석한 결과, 20일 내에 28%가 가라앉았다.

반면 크기는 더 크지만(45-75μm) 가벼운 PP 재질의 미세플라스틱 응집체 1250개를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동안 1.8%만 침강한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로 인해 생성된 미세플라스틱 응집체는 무거운 재질의 플라스틱일수록 바닷속으로 더 쉽게 가라앉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 응집체가 도착하는 해저면의 차갑고 어두운 환경을 모사해 해저면으로 침강한 미세플라스틱 응집체가 해수에 존재하는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돼 다시 해수면으로 다시 뜰 수 있는지도 연구 했다.

그 결과 가라앉은 미세플라스틱의 응집체 표면에는 수많은 박테리아가 존재했지만 분해에 의한 재부유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이 지속적으로 침강할 경우 장기간 축적될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낸다.

KIOST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해양 미세조류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을 응집시켜 침강시키는 과정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학술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며 "해양환경 내 미세플라스틱의 유입과 발생, 거동을 정확하게 평가, 예측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