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사상최대 규모인 21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에 제철소를 짓고 기존의 자동차 공장 생산능력을 크게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는 위대한 기업”이라고 치켜세우며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고영욱 기자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고 기자, 이번 현대차그룹 투자 내용 정리부터 해주시죠.
[정의선/현대자동차 그룹 회장: 오늘 저는 향후 4년 동안 210억 달러의 신규 투자를 추가로 발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우리 그룹의 사상 최대 미국 투자입니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생산 능력을 올려 120만대 체제를 구축합니다. 닛산의 경우 미국에서 자동차가 팔리지 않아 생산을 25% 줄이겠다고 발표한 상황인데요.
현대차는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의미고요. 초격차 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미국 투자내용을 살펴보면 미국 현지 자동차 생산 체제 강화에 전체의 투자금액의 70%를 쏟아 붓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자동차 생산에 86억달러가 투입되고요. 대부분은 메타플랜트아메리카 20만대 증설에 투자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 자동차 생산이 늘리는데 따라 부품 공장과 물류의 캐파를 올리고 현지에서 차량용 강판을 만들기 위해 제철소를 짓는 금액까지 합쳐 61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입니다.
나머지 30%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먹거리에 투자되는데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과 AI, 구글 웨이모와 협업중인 자율주행 택시, 슈퍼널의 미래항공모빌리티, 현대건설의 소형모듈형원자로 SMR이 대표적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투자핵심으로 제철소 건설을 꼽았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을 통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27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짓기로 했습니다.
현대제철의 첫 해외생산 거점이고요. 전기로는 고로보다 탄소배출이 적고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자동차 강판에 특화된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고요. 통상 자동차 한 대에 1톤의 강판이 들어가는 만큼 270만 톤이면 270만대 분량을 생산한다는 얘기입니다.
현대차가 미국에 12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면 나머지 150만대 분량은 현지의 다른 자동차 회사에 판매하겠다는 목표입니다.
금액은 58억달러, 우리 돈으로 8조5천억원이 투자됩니다.
현대제철이 혼자 투자해 짓는 게 아니라 현대차그룹이 공동 투자를 하기로 협의하고 있고요. 전략적 파트너사와 지분 투자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내년 3분기에 착공해 오는 2029년 1분기 완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규모 증산을 하면 부품수요도 덩달아 늘겠군요. 투자는 어떻게 이뤄지는 건가요.
이번 투자 계획에서 투자금액이 가장 많은 분야는 자동차 생산 분야이고요.
완성차 공장에는 부품사가 따라가게 되는데요. 현대차그룹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의 경우도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입니다.
생산량 증가에 따른 부품 판매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22년 13억 달러를 투자를 발표했었는데요. 이미 메타플랜트에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이 공장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공급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대차는 관세를 안내도 되게 됐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 부분은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요. 현대차가 대규모 투자를 했다고 어떤 특혜를 준 건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실제 발언을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이며, 그 결과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관세는 수출 물량에 메기는 세금인 만큼 미국에서 생산한 물량은 관세를 내지 않는 게 당연한 겁니다.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은 이미 관세가 부과되고있고요. 자동차의 경우도 조만간 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다만 이번 현대차의 투자 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보면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걸 확인한 중요한 계기이자 앞으로 관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길잡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결국 관세 문제는 결국 정부 대 정부의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고요.
현재 알래스카 주지사가 방한해 LNG 프로젝트 투자를 요청하는 등 여러 가지 협상 옵션이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