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까지 계약하자"...'토허제'발 부동산 패닉

입력 2025-03-20 17:46
수정 2025-03-20 17:46
'막차' 갭투자 줄섰다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역에 대한 전격적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까지 집을 사겠다는사람들과, 집값을 내려서라도 팔겠다는 사람들이 뒤섞이면서 강남 일대 부동산은 북적이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강미선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입니다. 오는 24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앞두고, 서둘러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용산구 A부동산: 어제 (토허제 지정 발표 나자마자)계약서를 급하게 썼어요. 오늘도 또 계약이 있어요. 어제는 한 열 몇 분이 막 몰려오더라고요. (토허제 재지정 발표 후) 급등하진 않아요. 그동안 많이 올랐어요. (25평형이) 지금 21억에 나오고 있어요. 원래 18억 5천에서 19억도 높다고 했었거든요.]

갑작스럽게 마음대로 집을 사고 팔 수 없게 된 지역 주민들은 정부와 서울시에 불만을 털어놓고 있습니다.

[용산구 주민: 정책을 어떻게 쓰는 거야? 5월에 풀든지 그래야지요? 한 달 만에 안 되지요. 다음에 또 어떡하려고. 또 묶어요? 또 풀어요? 용산도 가격이 막 강남 뛰니까 같이 뛰어서 이제 같이 뛰는 거예요.]

용산과 함께 처음으로 토지거래구역으로 지정된 서초구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주말까지 집을 팔기 위해 집값을 1억~2억 원씩 낮추는 집주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초구 B부동산: 24평이 지금 40억인데, 오늘도 팔려고 하는 주인이 금액을 조정해주겠다는 연락이 왔어요. 실거주 입장에서는당장 안사도 되는거고, 실거주 아니면 거래가 어렵다 보니 빨리 팔아야 한다는 분위기입니다. 그래봐야 1억~2억 정도겠죠.]

한 달여 만에 다시 규제 지역으로 지정된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상황도 비슷합니다.

[강남구 대치동 C 부동산: 매수하려는 사람은 이제 재는 것 같고요. 매도하려는 사람은 1억~2억 원이든 내려서라도 이번에 팔겠다 이런 분들이 좀 있으신 것 같아요.]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더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강남 3구는 7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용산도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토허제 재시행으로 당장 상승세는 한풀 꺾이겠지만, 오히려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거래가 줄면서 매물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매물이 증가하면 향후에 한 2~3개월 후에는 가격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토지거래 허가구역이 지정된 점이 문제가 아니라 지금 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에서 서울시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가격상승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히려 규제 지역의 전세 매물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당분간 전셋값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원 영상편집: 노수경 CG: 김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