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잡아라"…카드업계, 애플페이 도입 확대

입력 2025-03-19 10:42
수정 2025-03-19 11:18
신한·KB·NH카드, 애플페이 도입


최근 국내 카드사들이 청년층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애플페이 도입에 속속 나서면서 카드업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애플페이는 아이폰, 애플워치 등 애플 기기에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높은 사용률을 보이고 있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NH농협카드에 이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이 잇따라 애플페이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 삼성페이에 익숙한 고객층 뿐 아니라, 아이폰 사용 비율이 높은 2030세대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023년 2월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먼저 애플페이를 도입한 현대카드는 지난해 1월 말 기준 20대 회원 수가 98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급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애플페이 도입 초기에는 일부 가맹점에서 제한적으로 사용이 가능했지만, 최근 편의점, 대형마트, 카페, 백화점 등으로 사용처가 확대되면서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애플페이를 제공하지 않던 카드사들도 고객 이탈 방지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애플페이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젊은 고객층의 결제 방식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페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애플페이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굳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폰 사용자가 많은 2030 세대는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률이 높고, 브랜드 충성도가 강한 특징을 보인다"며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지원을 통해 젊은 고객층을 선점하고, 이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카드 상품, 멤버십 서비스 등과 연계한 마케팅 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애플페이 사용이 늘어나면서 가맹점들도 빠르게 결제 인프라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MST(마그네틱보안전송)과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NFC 방식만 지원하기 때문에 결제 단말기 교체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교체 속도가 더뎠으나 최근 가맹점들이 NFC 단말기 보급을 늘리면서 애플페이 이용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이에 애플페이를 둘러싼 카드사들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일부 카드사만 애플페이를 지원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카드사들의 합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애플페이 도입 확대로 카드사 뿐 아니라 페이 업계 경쟁도 과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주도해 왔으나, 애플페이 확산으로 시장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 밖에 은행, 핀테크 기업들도 애플페이와 연계한 서비스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가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점과 이에 따른 소비자 부담 확대 문제는 걸림돌로 여겨진다.

현재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에 건당 0.15%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적지 않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애플페이 점유율 확대 속도를 고려하면, 애플페이 도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