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계 배우가 주연을 맡아 논란이 된 디즈니의 '백설공주'(Snow White) 실사 영화가 15일(현지시간) 미국 할리우드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캐스팅을 두고 벌어진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시사회는 주연 배우들의 레드카펫 인터뷰도 생략하고 조용히 진행됐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시사회에서 백설공주 역의 레이철 제글러와 여왕 역의 갈 가도트 등 주연 배우들은 언론 접촉을 최소화해 각종 논란에 대한 질문을 피했다.
지난 12일 스페인에서 진행된 유럽 시사회에도 언론 매체를 거의 초청하지 않았다.
이는 영화의 캐스팅이 알려진 2021년부터 이어진 갖은 구설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1937)를 실사 뮤지컬 영화로 새로 제작한 이번 작품은 콜롬비아 출신 어머니를 둔 라틴계 미국 배우 레이철 제글러(23)가 주연인 백설공주를 맡았다.
그러나 일부 디즈니 팬과 보수 진영에서 원작 속 백설공주는 새하얀 피부를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며 제글러의 외모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제글러는 자신의 캐스팅이 논란이 되자 당시 소셜미디어(SNS)에 "그래, 나는 백설공주지만 그 역할을 위해 내 피부를 표백하진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또 1937년에 만들어진 디즈니의 '백설공주' 애니메이션의 내용이 "이상하다"면서 영화 속 백설공주가 "자신을 말 그대로 스토킹하는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글러는 이후 SNS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원색적인 욕을 하거나,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 문구를 올리는 등 정치적 사안에도 거침없이 목소리를 냈다.
한편 이 영화 자체가 왜소증 환자에 대한 구시대적 편견을 재생산한다는 비난도 나왔다.
할리우드의 왜소증 배우인 피터 딘클리지는 디즈니가 '백설공주'를 다시 제작하는 것 자체가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주연을 맡은 제글러는 최근 패션잡지 보그 멕시코와 인터뷰에서 영화를 둘러싼 논란을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이처럼 열정적으로 느끼는 것의 일부가 되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백설공주'는 미국에서 오는 21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