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인공지능(AI) 격전을 대비한 큰 틀의 경영 청사진을 공개한다.
12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내이사 선임 등 안건을 의결한다.
특히 이해진 창업자가 9년만에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돼 이사회 의장에 복귀할 예정이라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창업자는 지난 2017년 3월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내려왔고 2018년에 등기이사직도 내놓았다. 이 창업자는 이후 네이버의 글로벌투자책임자로 해외 사업을 책임져왔다.
그의 복귀에 대해 '소버린 AI(인공지능)' 개발에 사활을 건 네이버의 AI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해 처음 매출 10조원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AI 개발은 아직 이렇다 할 성과물이 없다.
딥시크 등 중국 AI 기업들까지 치고 올라와 빅테크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자칫 한국이 AI 분야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네이버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최수연 대표 재신임도 함께 처리한다.
1981년생인 최 대표는 2022년 네이버 대표이사로 파격 선임된 뒤 경영 성과를 거둬 포브스 선정 '2022 아시아 대표 여성 경영인 20인', 포천지 선정 '2023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 100인'에 연달아 선정됐다.
최 대표는 지난해 네이버 조직 전반의 세대교체를 주도해 한층 젊은 기업으로 이끌었다는 평이다.
이 창업자와 최 대표의 시너지에 대한 ICT(정보통신) 업계의 기대도 크다.
카카오도 같은 날인 26일 제주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이사회 의장 선임 등 안건을 처리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윤석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의결했다. 창립 이후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것은 처음이었다.
윤 의장이 이번 임기를 끝으로 퇴임해 카카오는 이번 주총에서 신임 이사회 의장을 선임할 방침이다.
카카오가 사외이사 의장 체제를 유지한다면 윤 의장 후임으로는 금융 전문가인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이 뒤를 이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카카오의 사내이사로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를 비롯해 권대열 카카오 CA협의체 ESG위원장, 조석영 카카오 CA협의체 준법지원팀장 등 3인이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는 또 이번 총회에서 주총 장소를 본점 소재지(제주) 또는 그 인접지로 규정한 정관을 본점 소재지, 경기도 성남시 또는 그 인접지로 변경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정관이 변경되면 카카오와 다음 합병 이후 계속된 '제주 주주총회' 시대가 끝나고, '판교 주주총회' 시대가 열릴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