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소매판매 금융채권 6000억…투자자 손실 우려

입력 2025-03-09 15:42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금융채권 상환을 유예받은 가운데, 개인이나 법인에 소매판매된 금융채권이 최대 6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매판매 금융채권 투자자의 손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관계기관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 부채와 리스 부채 등을 제외한 홈플러스의 금융채권은 카드대금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기업어음(CP), 전단채 등으로 모두 약 6천억원 규모다.

금융권에서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고려했을 때 대부분 물량이 대형 기관투자자가 아닌 일반 개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판매된 것으로 추정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물품대금, 외상담보채권 등 상거래채권 등은 변제하겠다고 밝혔지만, 금융채권의 경우 채무불이행이 이미 시작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은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가 발행한 3천788억원,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가 발행한 281억원 등 총 4천19억원 규모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달 5일 만기가 돌아온 제76-1회 ABSTB의 만기 미상환을 이유로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가 발행한 전량을 부도 처리(신용등급을 D로 하향 조정)했다

10일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가 발행한 제22-1회가 채무 불이행이 확인되면 나머지 281억원 물량도 부도 처리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중 약 3천억원의 물량이 소매판매됐다는 점이다.

이 ABSTB는 홈플러스가 상환의무를 부담하는 카드대금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것으로, 카드사들은 자산 유동화를 통해 대금을 회수했으나 신영증권을 통해 ABSTB를 산 투자자들은 사실상 손실을 눈앞에 두게 됐다.

홈플러스가 발행한 CP·전단채 잔액(지난 4일 기준 1천880억원) 중에서도 상당량이 개인과 법인 등 소매판매 투자자에게 돌아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금융채권의 투자 손실이 확정되면 시장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외상매출채권은 3천억원,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300억원으로 파악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