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선고 '초읽기'…요동치는 주식시장

입력 2025-03-09 12:11
수정 2025-03-09 16:20
정치테마주, 극심한 변동성 확대…'주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기업의 실적과 상관없이 일회성 호재에 따라 급등시 대박을 노리는 '정치테마주'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과거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선고 당시 정치인 관련 테마주의 변동성이 심했던 만큼 지나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평화홀딩스 주가는 6천990원으로 한 달 전 주가(3천590원)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평화홀딩스는 자회사 소재지가 김문수 노동부 장관의 고향 경북 영천과 같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김 장관 테마주로 분류돼 왔다.

이달 내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부가 결정되는 가운데, 조기 대선을 예상하고 유력 정치인 테마주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별로 보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지난달 20일 평화홀딩스는 김 장관이 범보수 대선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하던 주가는 잠시 주춤했지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난 6일 14%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7일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소식에 10% 가까이 급락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인 동신건설 주가도 한 달 사이 4만1천100원에서 5만1천600원으로 26% 올랐지만, 지난 6일 7% 급등한 후 하루 만인 7일 9% 넘게 급락하는 등 주가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오세훈 서울시장 테마주인 진양화학도 지난 4일 11% 급락했으나 5일 6% 넘게 오르며 반등을 꾀하는 듯했다. 그러나 7일 6% 넘게 급락하며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증권가에서는 정치테마주의 변동성이 큰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정치 테마주는 해당 기업의 실제 사업이나 실적과 무관하다 보니 뛰어오른 주가를 유지하기 어렵고 급등하던 주가가 꺾이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 손실이 커질 수 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2017년 3월 10일) 직전까지 올랐던 정치테마주는 선고 이후 이벤트 소멸에 대거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통령 테마주인 DSR은 2017년 탄핵 심판 선고일 직전 한 달간 55% 올랐지만, 선고일 이후 한 달간 20% 급락했다. 또 다른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휴브레인 역시 선고일 직전 한 달간 5% 올랐으나 선고 이후 한 달 동안 25% 급락했다.

당시 바른정당 대선주자였던 유승민 테마주인 대신정보통신 주가도 선고 전 한 달간 2% 올랐는데 선고 이후 한 달간 31% 급락했다.

선고일 전 낙폭이 컸던 종목들도 반등 기대와 달리 선고 이후 내림폭을 더욱 키우며 '지하실'을 뚫기도 했다.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테마주인 인터엠[017250]은 선고일 전 한 달 동안 9% 내렸는데, 선고 이후 한 달간 37% 급락해 낙폭이 더욱 커졌다.

2017년 당시 투자자가 탄핵 선고일 한 달 전인 2월 10일 인터엠을 종가 수준인 5천200원에 산 후 급락에도 버티며 4월 10일(종가 2천980원)까지 보유했다면 손실률은 43%에 달하는 것이다.

특히 2017년 선고 당일 정치테마주 주가는 하루 동안 냉·온탕을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탄 만큼 이번 선고일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선고일 당일 박 전 대통령 관련 테마주인 EG 주가는 이정미 당시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세월호 참사는 탄핵 판단 대상이 아니라는 내용을 발표한 직후 29%까지 치솟았으나, 박 전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 개입 허용이 헌법·법률 위배된다는 내용이 나오자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몇 분 만에 주가가 40% 가까이 급락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