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일부 유예했지만…월가 "불확실성만 키웠다" [글로벌마켓 A/S]

입력 2025-03-07 09:4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전 세계 무역 갈등으로 인해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에 대한 공포가 뉴욕 증시를 끌어내렸다. 캐나다는 보복관세로 대응 수위를 높였고, 미국은 추가 보복 조치를 예고하는 등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현지시간 6일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8% 하락한 5,738.52, 나스닥 지수는 기술주 약세가 겹치며 1만 8,069.26포인트로 하루 만에 2.61%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99% 하락한 4만 2,579.08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멕시코로부터의 수입품 가운데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규정을 충족하는 품목에 대해서만 4월 2일까지 관세를 유예하기로 발표했다. 이는 하루 전 멕시코와 캐나다산 자동차를 1개월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한 것에서 진전된 결정이다. 그러나 USMCA 협정의 적용 범위 밖에 있는 상당 품목은 여전히 25% 관세 대상으로 남아 있다.

스캇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값싼 수입품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메리칸 드림은 아니다”라며 고율 관세 정책을 옹호했다. 베센트 장관은 단기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은 있더라도, 관세는 “미국 산업·노동자의 이익을 지키는 수단”이고 “미국 성장과 번영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한편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이날 “미국이 촉발한 무역 전쟁을 지속하겠다”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25% 보복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베센트 장관은 이 발언을 깎아내리며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가 관세, 두 번째 좋아하는 단어는 상호적이란 말로, 미국은 더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고 압박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관세로 발생하는 재정 수입이 적자 축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관세 카드가 협상 수단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관세 갈등이 단기간 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제조·유통업체 비용이 늘고,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이어져 기업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울프리서치의 토빈 마커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부과와 예외 조치가 실질적인 정책 이득은 거두지 못한 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우려했다.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 수석 시장전략가는 "혼란이 시장의 일상적인 변동성에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경제 지표 가운데 주간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 1천 건으로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하루 전 ADP의 민간 일자리가 7만 7천건으로 둔화한 것과 달리 견조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나온 챌린저 보고서에서 2월 전체 해고 건수는 17만 2,017명으로 한 달 만에 245%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효율성위원회(DOGE)의 감원 조치로 인한 연방정부 17개 기관의 6만 2,242명 감원 영향도 이어지고 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2월 비농업 일자리에 대해 내놓은 컨센서스는 일자리 17만 건, 실업률은 4.0%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이러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고용 지표 등이 공개된 이후 현지시간 낮 12시반 뉴욕에서 연설에 나선다.

개별 종목들은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태에서 실적 발표 기업들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마벨테크놀로지가 전날 1분기 매출 전망치 18억 8천만 달러를 제시한 뒤 이날 정규 거래에서 19.8% 급락했다. 엔비디아가 5.74%, 테슬라가 6% 가까이 하락하는 등 대부분의 종목이 약세를 기록했다. 브로드컴은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공개한 뒤 시간외에서 약 15% 반등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