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유예에 차·부품 투심 움직일까 [앵커의 물음표]

입력 2025-03-06 07:38
수정 2025-03-06 07:38
오늘 장이 열리기 전 우리가 새롭게 알게 된 것들입니다.

●캐·멕 '관세 유예'에 차-부품 투자심리 움직일까

그동안 흔들렸던 미국 증시가 모처럼 반등했습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입하는 자동차 기업들의 관세를 한 달 연기한다고 밝히며 나타난 흐름입니다. 백악관 대변인이 ‘관세에 대한 추가 면제를 하는 방안이 열려 있다’고 말한 것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한국 기업과 협력이 많은 자동차 기업 GM은 7.2% 상승 마감했습니다. 걱정이 많았던 우리 자동차 기업과 부품주에 안도 랠리가 이어질지도 기대해볼 수 있겠지요.

시장의 투자심리는 명백히 관세라는 불확실성에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닙니다.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겨냥해 관세가 미국의 4배라는, 사실상 잘못된 발언을 내놓았지요.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하고 싶어하는 건 관세가 아니라 한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하는 무역적자액, 그리고 방위비 문제일 겁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미국 상품에 관세를 매기지 않는 자유무역협정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장에 우리가 던져 볼 질문이, 여기서 하나 생길 겁니다.

●'재정적자 각오' 中 경기부양 예고…철강·화학주 주목

중국이 올해에도 지난해 수준의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회의, 전인대에서 나온 목표치인데요. 이 목표 자체는 예상에 부합한 수준이지만 세부 내용 가운데엔 재정 적자율을 GDP의 4%로 예년보다 늘리겠다는 내용이 중요했습니다.

무역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적자를 무릅쓰고서라도 역대급으로 재정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지요.

중국의 이런 계획은 우리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중국이 경기 부양책으로 내수 진작에 성공하면, 내수로 생산량 소화가 가능해지니 밀어내기식 저가 수출이 덜해질 것이고, 그러면 그동안 피해를 입었던 우리 산업계의 걱정거리가 덜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증권가에선 양회 이후 시장에서 호재 소멸로 주가가 하락하는 ‘셀온’ 현상이 있을 것으로 봤는데, 어제 시장이 견조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우리 철강주와 화학주가 살아나는 흐름이 이어질지가 중요한 부분이겠지요.

이 이슈를 잘 들여다보면, 오늘 시장에 던져 볼 만한 두 번째 질문이 생깁니다.

●美 발전사 자본지출 더 늘어난다면, 우리 전력주는

한동안 주춤했던 전력기기주와 관련해서 여의도에서 주목해볼 만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미국 기업들의 송배전 투자 확대가 ‘상당히 인상적’라는 겁니다.

미국 서부 주요 전력업체인 셈프라는 올해부터 5년 동안 36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는데 투자계획 금액이 지난 5년보다 16% 늘었고, 미국 최대 발전사 가운데 하나인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 역시 자본지출액을 이전 가이던스보다 25% 높인 540억달러로 책정했다는 내용의 분석 보고서를 낸 iM증권은 ‘불확실성에도 미국과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에게 우호적인 여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런 부분이 관련주 투자심리를 다시 움직일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래서 간 밤 나온 소식들을 찬찬히 되짚어보면, 오늘 우리 증시에 던져 봄직한 큰 질문은

-‘관세 유예’에 차·부품 투자심리가 움직일지

-그동안 중국 탓에 흔들렸던 화학주와 철강주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은 어느 정도일지

-우리 전력기기주들에 호재가 될 미국 기업들의 자본지출 이슈, 다시 부각될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이 화두들이 오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오프닝 벨이 울리기 전까지 저희와 함께 살펴보시죠.

●'한국식 모험자본'을 생각하며

최근 우리 증시 투자심리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있습니다. 흔히 ‘빚투’라고도 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입니다. 지난달 말 기준 우리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18조 2천3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돈 빌려서라도 당장 우리 증시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뜻이겠지요. 누군가는 이를 두고 ‘한국식 모험자본’이라고도 농담을 섞어 표현합니다. 여기엔 한국 자본시장을 비판하는 뼈가 하나 들어있습니다.

어제 국회에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가 출석해 ‘국내 모험자본의 부족’을 이야기했습니다. 퓨리오사AI는 메타가 점찍어 인수를 추진하는 토종 스타트업입니다. 규모 있고 유망한 스타트업들에 투자해주는 곳을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이런 기업들로부터 나오는 상황입니다. 같은 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증권사 CEO들에게 ‘가능성 높은 기업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공급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집계된 최신 통계를 보면 우리 초대형 투자은행들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자금이 전체 조달금액의 2%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제대로 투자할 만한 초기 기업들이 많지 않으니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증권사들의 목소리도 한 편으로 맞겠지만, 우리 경제 체질 위기론이 나오는 지금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질 때가 아닐 수 있어 보입니다.

앵커리포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