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손실 중인데"…'하루 천하'로 끝난 전략비축 훈풍

입력 2025-03-04 07:26
수정 2025-03-04 07:4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가상자산을 전략 비축하겠다고 언급하자 폭등한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폭락세로 돌아서 상승분 대부분을 되돌렸다.

3일(현지시간)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4시 20분(서부 낮 1시 20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8만6천252달러를 나타냈다.

24시간 전보다 8.29% 급락, 결국 급등하기 이전 가격보다 소폭 오른 수준에 그쳤다.

전날 9만5천달러대까지 급등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8만5천달러선을 위협받기도 해 하루 사이 약 1만 달러가 출렁거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SNS에 디지털자산에 관한 행정명령을 통해 실무그룹에 가상자산 전략 비축을 추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히자 가상화폐 시장은 환호했다. 그는 전략 비축 가상자산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함께 "XRP(리플), SOL(솔라나) 그리고 ADA(카르다노)가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때 8만 달러선이 붕괴했던 비트코인은 이후 폭등 장세를 보여 9만5천 달러선도 넘어섰다. 그러나 상승세는 불과 하루 만에 끝나 현재 비트코인은 급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4일부터 발효할 방침이라고 밝혔고, 또 내달 2일부터는 '상호 관세'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쟁 개막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가상화폐도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 트레이딩 기업 QCP 캐피탈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가상화폐 변동성은 여전히 높으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3월 말까지 매도 옵션 수요가 매수 옵션 수요보다 높다"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 지수도 상승하는 등 미 행정부의 최근 관세 인상 이후 전반적인 위험 자산 시장이 불안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전략적 비축에 대해서도 우려가 있다.

프로페셔널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앤서니 폼플리아노 이날 투자자들에게 "가상화폐 전략적 보유에 찬성하지 않는다"며 "광범위한 가상화폐 전략적 보유 추진 결정은 미래에 후회할 만한 자충수"라고 밝혔다. 그는 "전략 비축은 결국 납세자의 희생으로 내부자와 이 코인의 제작자만 부유하게 만들 투기적 수단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14.66% 폭락했고 엑스알피(리플)는 15.79% 급락했다. 솔라나와 도지코인도 각각 18.23%와 14.93% 떨어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