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시점을 앞당기는 등 '관세 폭탄'을 예고하자 원·달러 환율이 하루만에 20원 급등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20.4원 급등한 1,463.4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거래일 하루를 기준으로 지난달 31일(21.4원)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대비 8원 오른 1,451에 주간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아시아 증시의 급락과 함께 환율의 상승세도 지속되며 오후 12시께에 1,460원을 넘겼다. 환율이 장중 1,460원을 넘긴 것은 지난 4일 이후 약 한달 만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인덱스는 오후 4시 기준 107.42로 집계됐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13일(미국 현지 시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마약이 여전히 멕시코와 캐나다를 통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이런 마약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제조된 펜타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3월 4일 발효될 예정인 관세는 그대로 시행될 것"이라며 "중국에도 같은 날 추가 10%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트럼프가 불과 하루만에 관세 발효 시점을 한달이나 당겼다는 점에 발작적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지난 26일(현지 시간)까지만 하더라도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4월 2일로 한달 추가 유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의 행보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강한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발현됐다. 국내에선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만 1조5,18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난해 8월 5일(1조5,198억원) 이후 최대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지수는 3.39%, 코스닥지수는 각각 3.49% 급락했다.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2.88%, 중국의 상해종합지수는 1.98%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에 외환시장을 포함한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의 본격적 발효, 중국의 양회, 유럽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 등 다음주엔 중요 이슈가 다수 진행될 예정"이라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