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경기둔화 공포에 '와르르'...나스닥 2.20%↓

입력 2025-02-22 06:43


뉴욕증시는 소비 심리 악화와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에 투매 심리가 커지며 3대 주가지수가 모두 급락했다.

2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48.63포인트(1.69%) 급락한 43,428.02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4.39포인트(1.71%) 떨어진 6,013.13, 나스닥종합지수는 438.36포인트(2.20%) 급락한 19,524.01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 신뢰도를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가 2월에 급락한 여파가 컸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64.7로 집계됐는데 이는 1월 수치 71.7에서 7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이달 8일 발표된 2월 예비치 67.8과 시장 예상치 67.8을 모두 밑돌았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급등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2월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 확정치는 4.3%로 전월의 3.3% 대비 1.0%포인트 급등했다. 5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3.5%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는데 이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불확실성도 급등해 1년 불확실성은 전달 7.6%포인트에서 9.5%포인트로, 5~10년 불확실성은 전달 6%포인트에서 8.2%포인트로 뛰어올랐다.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의 닐 두타 경제 분석 총괄은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급등한 것엔 관세가 영향을 미쳤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로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30년래 최고치로 올랐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해리프파이낸셜그룹의 제이미 콕스 매니징 파트너는 "관세가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에 시장이 눈을 뜨고 있다는 것은 꽤 분명하다"며 "관세 자체는 결코 시행되지 않을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관세 시행 전망과 구매 심리에 큰 변화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미국 서비스업 업황이 25개월 만에 처음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2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9.7로 나타나 2023년 1월 이후 처음 위축 국면에 진입했다.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심리가 꺾였다는 점에 증시 전반에 한파가 닥쳤다.

업종별로 보면 필수소비재만 1% 올랐고 나머지 업종은 모두 떨어져 임의소비재는 2.77%, 산업은 2.23%, 기술은 2.45% 급락했다. 통신서비스와 에너지, 금융도 1% 이상 떨어졌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 넘게 급락했고, 구성 종목 30개가 모두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4%대 안팎의 하락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거대 기술기업 '매그니피센트7'에서 애플은 약보합으로 선방했으나 테슬라는 4% 넘게 밀렸다. 아마존과 알파벳도 2%대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스도 1%대 약세를 보였다.

미국 최대 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그룹은 7% 넘게 급락했다. 진료비를 과다하게 청구해 미국 정부의 메디케어(노년ㆍ장애인 사회보장제도) 예산을 챙긴다는 의혹에 법무부가 조사에 돌입하자 투매가 쏟아졌다.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업체 팔란티어는 미국 국방부가 매년 예산을 8%씩 삭감할 수 있다는 소식에 이날도 5%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소비 둔화에도 필수소비재는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에 프록터앤드갬블과 존슨앤드존슨, 코카콜라, 맥도날드, 펩시코, AT&T, 버라이즌은 모두 상승했다.

모더나의 주가는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소식에 5% 이상 올랐다. 화이자와 암젠 등 다른 제약사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블루칩데일리트렌드리포트의 래리 텐타렐리 수석 기술 전략가는 "이날 S&P500에서 상위 20개 성과자는 모두 소비재, 유틸리티, 의료건강 등 방어주"라며 "투자자들은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면 종종 방어주로 옮겨간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