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호킹'…희귀질환 환자들의 특별한 졸업식 [뉴스+현장]

입력 2025-02-19 11:00
수정 2025-02-19 12:15
인공호흡기를 매일 사용할 정도의 호흡장애를 겪으면서도 대학 입학·졸업을 이뤄낸 휘귀질환 환자들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는 신경근육계 희귀난치질환을 앓는 환자의 대학 입학·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매년 해당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로 11번째를 맞이했다.

11번째 행사에서는 3명의 입학생과 4명의 졸업생을 축하했으며, 지난 10여 년간 배출된 '한국의 호킹'들이 모여 퇴임을 맞이하는 강성웅 교수를 축하하는 시간도 가졌다.

신경근육계 희귀난치질환을 앓으면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데, 호흡근육도 예외는 아니다.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정도로 호흡근육이 약해지면 숨이 멎을 수 있어, 학업을 포함해 평범한 일상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 2000년부터 강성웅 교수는 이러한 환자들을 위해 호흡부전 재활 치료를 시작해왔다. 환자들이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면서도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다.

이전에는 국내에 희귀질환 호흡재활 치료가 전무했지만, 강 교수는 이를 체계화해 환자들에게 적용함으로써 사회적 사각지대에 놓였던 우리나라 신경근육계 희귀질환 환자를 포함한 중증 호흡부전 환자의 삶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또 치료뿐만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에 처한 중증 호흡부전 환자와 가족들을 돕고자 기업 후원과 정부의 지원 정책도 이끌어냈다.

행사에는 졸업·입학을 앞둔 학생들과 그 가족들, 호흡재활치료를 통해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학생들, 강남세브란스병원 구성욱 병원장을 포함한 병원 관계자,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김정석 상임이사, 이경률 SCL 헬스케어그룹 회장, 호흡재활센터를 후원해온 여러 기관 관계자 그리고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김석훈 씨와 가수 전지윤 씨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부산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 예정인 이지성(19) 씨는 인사말을 통해 "호흡재활치료를 통한 꾸준한 노력과 의료진의 도움이 결실을 맺어 일상과 학업을 이어 나갈수 있게 됐다"며 "사회학과에서 학업을 계속 이어가며 미래의 근육병 환우들을 도울 정책을 고안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입학생 대표로 이 자리에 함께한 한국의 호킹들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환자와 가족들은 일평생 호흡재활 분야 발전과 환자를 위해 애써온 강성웅 교수에게 진심어린 감사와 축하의 뜻을 전했다.

최원아 호흡재활센터 소장은 "지난 30여 년간 희귀질환과 중증 호흡부전 환자들을 위해 헌신해 오셨던 강성웅 교수님의 노력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학을 입학하고 졸업하는 환자들의 그 끊임없는 노력 모두가 존경스럽다"며 "포기하지 않고 학업의 끈을 놓지 않은 환우들의 이야기가 신경근육계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을 향한 선입견과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우리 사회의 막힌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