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질 만큼 빠졌나...'저점론' 고개 [투자토크]

입력 2025-02-10 17:52
수정 2025-02-10 17:53

트럼프발 관세 악재에도 오늘 증시는 예상을 벗어난 보합권에서 마감했습니다. 그간 꾸준히 거론됐던 증시 저점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특히 코스피 주요 상장사들이 역대급 저평가를 받는 가운데 현 시점이 투자의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증권가에선 해석합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합니다. 김 기자, 오늘 증시는 삼성전자가 3% 넘게 오르는 등 잘 버텨줬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전문가들은 대체로 빠질 만큼 빠졌다며 웬만한 악재들이 선반영 됐기 때문으로 분석합니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약 6개월간 코스피에서 23조원을 팔아치웠습니다.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2%로 지난해 연저점이었던 31.3%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비상계업사태에 이어 트럼프발 관세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외국인들이 대외 이슈에 취약한 코스피를 외면했다는 겁니다. 오늘도 외국인이 2,700억원 순매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표에도 증시가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재 코스피가 빠질 만큼 빠졌으니 기술적인 측면이 부각됐다는 건데, 현재 증시가 어느 정도로 저평가 돼 있나요?


우선 주가순자산비율, PBR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현재 주가가 1주당 순자산 대비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수치입니다. PBR이 1배 미만이면 보통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받고 있다고 봅니다. 현재 코스피 PBR 0.84배인 가운데 PBR 1배 미만 상장사는 현재 567개사입니다. 지난해 1월말 540개사 대비 27개가 더 늘었습니다. 우선주와 스팩주를 제외하면 코스피 상장사가 810개사인데, 전체 70% 해당합니다.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시절 73%를 기록한 이후 비율만 놓고 봤을 때 최대치입니다.


현재의 상황이 또다른 투자의 기회가 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저평가된 점만 고려할 대상이 되기엔 무리가 있겠죠?


상장사의 기본 펀더멘탈인 실적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불안심리가 잦아드는 것만으로 기술적 반등을 모색할 수 있고 상장사의 펀더멘털에 긍정적인 변화가 가시화되면 추세 반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 PBR 1배 미만이면서 실적도 꾸준히 개선돼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 2022년부터 2025년 영업이익 예상치 기준 현대코퍼레이션(54%·0.38배)이 저 PBR 종목 중 최근 4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이 개선 되는 저 PBR 종목은 삼성물산(36%·0.66배), 기아(36%·0.73배), 현대위아(32%·0.30배), 한국앤컴퍼니(30%·0.35배) 순입니다.


해당 상장사들의 면면을 보니 대체로 수출 등 대외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거 같습니다. 향후 관세전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보이는데요?


단기적으로 접근해볼 수 있는 주요 내수주인 금융주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저 PBR 금융주로는 DGB금융지주(0.25배)로 최저 수준이고 뒤이어 우리금융지주(0.33배)와 BNK금융지주(0.33배), 기업은행(0.34배), 하나금융지주(0.39배)가 0.3배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게다가 배경 성향이 높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금융주 대부분의 배당 성향이 20% 이상입니다. 삼성전자(20%대)를 제외하면 코스피 대기업 대부분이 10% 중후반대입니다. 예컨대, 배당 성향 20%는 벌어들인 수익의 20%를 배당한다는 뜻으로, 향후 발생되는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