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원문입니다.)
원자재 시황도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시간 5시 45분 지나가고 있고요, 5시 수치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제유가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원유 증산 공약에, 이란 원유 수출 제재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오늘 1% 미만으로 빠지고 있습니다. WTI는 70달러 중반대, 브렌트유는 74달러 초반대 나타내고 있고요, 미국 천연가스 선물은 0.8% 정도 상승분 더하고 있습니다.
한편, 글로벌 생산량 증대에 설탕 선물은 1%대 하락, 또 연일 고공행진하는 코코아 가격에 최근 전세계 코코아 소비량이 크게 줄어드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코코아 선물이 5%대 빠지고 있습니다.
금 선물도 역대 최고치 재경신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이날은 0.5%대, 은 선물도 1%대 내려가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시황도 살펴보겠습니다. 미중 관세 전쟁에 비트코인은 여전히 96,000달러 권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주요 ETF 동향도 살펴보겠습니다. 3대 지수 ETF 혼조세 나타내고 있습니다. 섹터별로는 XLF 금융주 ETF가 0.6% 정도로 상승폭이 가장 크고요, 반대로는 XLE 에너지 ETF가 1.8% 정도로 낙폭이 가장 깊습니다.
오늘은 ‘국제유가 총정리’를 주제로 한 ETF 살펴보겠습니다. 원유 시장의 최근 키워드도 거의 하나로 귀결됩니다. 바로 관세인데요, 여기서 뻗어져 나오면 관세 유예랄지, 보복 관세랄지, 협상이랄지 하는 것들이 있지만 결국 이것도 타고 올라가면 역시나 관세입니다.
먼저, ‘미국 원유 펀드’, 티커명 USO입니다. WTI 선물을 추종하고 있습니다. 미국 원유 ETF들 모아보겠습니다. ‘미국 브렌트유 ETF’, 티커명 BNO는 브렌트유 선물을 따르고요, ‘반에크 원유 서비스 ETF’, 티커명 OIH는 에너지 장비, 그리고 설비 기업들에 대한 노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이셰어즈 미국 원유와 가스 탐사 및 생산 ETF’, 티커명 IEO는 원유와 천연가스 탐사 및 생산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원유 시장에 직접적인 파장을 미치기 시작한 첫날부터 어제까지, 약 일주일 간의 WTI 추이도 간략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현지 시간 기준입니다. 30일 목요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최대 원유 공급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자 WTI는 72달러 후반대까지 상승분을 더했습니다. 1일 금요일에는 유난히 장중 변동폭이 컸습니다. 장 초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시점을 기존의 2월 1일이 아닌, 3월 1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WTI는 72달러 대까지 빠졌다가, 백악관이 이를 강력하게 부인하며, 2월 1일이 맞다는 입장을 표명하자 즉각 74달러에 가깝게 급반등했습니다. 다만, 우려가 일부 축소됐다는 측면에서 상승폭을 줄여 나가더니 73달러 대에 장을 마쳤고요, 다음날인 3일 월요일에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한달간 보류하겠다는 공언이 나오자 WTI는 72달러 대까지 밀려났고요, 이 영향이 다음날에도 이어지며 4일 화요일에도 71달러 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 경제적 압박을 불사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유가의 급락을 저지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어제는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 증가와 중국의 대미 보복 관세로 인해 미국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WTI는 결국 오늘 70달러 극초반까지 하락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요? 월가 IB들은 ‘하락’ 쪽에 조금 더 높은 베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미국 정부의 대러 제재 등으로 인해 80달러에 육박하던 WTI는 미국의 관세 위협에도 불구하고 70달러 초반까지 낮아졌기 때문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무역 경제를 재편하고 싶어하는 어나더 레벨의 큰 그림을 그렸다면 이야기 달라졌겠지만, 관세로 상대국들을 협박했다가 타협이 되면 그 관세를 쉽게 유보시켜주는 지금까지의 행보를 봤을 때, 결국 생각보다 원유 시장의 공급 차질이 심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이른바 ‘관세 맞불 작전’을 펴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볼 때, 미중 갈등은 오히려 원유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에 따르면, 캐나다와 멕시코산 원유는 2023년 미국 원유 수입의 52%, 그리고 11%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지만, 트럼프의 관세 조치가 일단은 보류되며 공급 축소 위험이 줄었고요, 중국도 오는 10일부터 미국에 대한 일부 수출품에 10에서 15%의 관세로 맞대응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밀고 있는 중동 정책도 앞으로 중요하게 고려해 볼 만한 요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유가와 금리가 내려야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왔습니다. 같은 결로,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원유 생산을 늘려 유가 하락에 동조하라고 강요하기도 했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겠다고 언급해 중동 국가들을 경악시키기도 했습니다. 비록 어제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자 미국 국무부나 국방부조차 사전 협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사안이라며, 실행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반박했지만 말이죠.
일단 강한 패를 냅다 들이밀고 자신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이겠다고 하면 슬쩍 발을 빼는 방식을 반복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을 감안할 때, 이 가자지구 발언 역시 중동, 특히 사우디와의 협상을 위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는데요, 아직은 사우디 측이 확고하게 미국에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지만, 만에 하나 먹힌다면 사우디의 원유 가격인하를 이끌어낼 수도 있습니다.
앞서 지난 3일, OPEC+ 역시 4월부터 감산을 점진적으로 해제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라고 했는데요, 이렇게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수니파 국가들을 달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제물로 사용했을 확률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앞서 전해드렸듯,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 경제적인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내용인데요, 이렇게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풀리지 않으면 그 자리는 사우디를 비롯한 주변 중동 국가들이 차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유가가 너무 많이 내려가는 것을 제한해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원유 증산 의지를 유지시켜줄 수 있으니, 나름 윈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씨티은행 등 주요 월가 IB들은 이와 같은 이유로, 유가가 단기적으로는 상승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하락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 WTI 평균가를 67달러까지도 예측하며, 이란과 러시아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기조를 주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도 올해 OPEC+의 증산이 관측된다며, 올해 브렌트유 평균가를 74달러로, 내년에는 66달러까지 내다봤고요, 작년 말 보고서를 통해 JP모간도 올해 브렌트유 가격이 73달러, 2026에는 61달러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국제유가는 하락하고 있는데 반해,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이용되는 중동산 원유, 즉 아랍 경질유 가격은 2달러 40센트 높아져, 2년 만에 최대 인상폭을 기록했습니다. 미국이 지난달, 러시아 에너지 기업에 대한 제한을 공표하자,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정유 업체들이 대체 공급원 확보에 나서며, 이들에게 가장 최적화된 사우디의 아람코가 원유 가격을 올렸기 때문인데요, 유럽과 미국으로 향하는 원유 가격도, 아태 지역만큼은 아니지만 일부 인상됐습니다. 이처럼 트럼프의 대중동 행보도 국제유가의 등락과 얼마만큼의 상관관계가 있을지 추후 주시되는 부분이겠습니다.
최보화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