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다시 2%대...금리인하 제동 걸리나

입력 2025-02-05 15:13
수정 2025-02-05 15:19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석달 연속 오르면서 5개월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습니다.

물가 불안에 이달 25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듯 싶습니다.

세종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전민정 기자, 먼저 이렇게 물가가 다시 오르고 있는 이유가 뭡니까?


환율과 국제유가가 오른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비상계엄 사태 여파에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중반으로 올라섰고요.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말 배럴 당 67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점차 올라 지난달엔 80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이처럼 유가와 환율이 모두 오르면서 원자재와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고, 그 영향으로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높아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석유류 가격은 고환율과 국제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지난달 석유값은 7.3%나 급등해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 끌어올렸습니다.


환율 상승 여파에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식품 물가도 크게 뛰었다죠?


그렇습니다. 지난달엔 가공식품류도 2.7% 올라 상승률은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요.

외식 물가도 2.9% 뛰어 소비자들의 생활물가 부담은 한층 커졌습니다.

이러한 식품 물가 상승 배경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환율 등의 영향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 코코아, 커피 등을 원료로 하는 가공제품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글로벌 관세 전쟁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지며 달러값을 높인 건데, 결국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가 국내 물가에도 반영되고 있는 셈이네요.

그렇다면 앞으로도 물가 불안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맞습니다. 우선 관세전쟁이 이제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만큼 환율 전망 또한 밝지 않아 한동안 물가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에 대해 얼마나 높은 강도로 관세를 부과하느냐도 관건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콜롬비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가 9시간 만에 철회했지만, 이후 커피 원두값은 치솟았습니다.

관세 위협만으로도 커피 시장 전체에 불안감이 커진 거죠.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환율이나 국제 유가 상황을 봤을 때 당분간은 물가 상방 압력이 있어 보인다"며 "관세 역시 수입 물가를 상승시키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이 다양하고 단계도 복잡해 언제쯤 원자재나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지 그 시점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장 이달 25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는데요.

소비자물가가 2%대로 돌아오면서 한은의 무게추가 금리 동결과 인하, 어디에 실릴지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일단 한국은행은 오늘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환율과 유가의 움직임, 내수 흐름, 농산물 가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물가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을 인정한 건데요.

그동안 시장에서는 한은이 25일 열릴 금통위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는데,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이젠 인플레이션 위험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여기에 한은은 미 연준의 통화 완화 관망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는데요.

떄문에 경기침체 우려에 한은이 이달 금리 인하에 나서더라도 이후에는 속도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