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계 유명 영화감독이 미성년 여배우에 대한 성추행 혐의에 대해 3일(현지시간) 유죄 판결을 받았다.
파리 형사법원은 이날 영화감독 크리스토프 뤼지아(60)의 성폭력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일간 르몽드가 보도했다. 징역 2년은 전자 팔찌 착용 조건으로 가택 구금형으로 집행된다.
법원은 피해자인 전직 여배우 아델 에넬에게 위자료와 정신적 치료비 등 명목으로 총 3만5천유로(약 5천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에넬은 2019년 11월 자신이 10대 시절 뤼지아 감독의 영화 '악마들'에 출연했을 당시 감독에게 수시로 성추행당했다고 한 탐사보도 매체를 통해 폭로했다.
에넬의 데뷔작인 '악마들'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10대 남매가 가족을 찾아 헤매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뤼지아 감독의 대표작이다.
뤼지아 감독은 에넬이 "거짓말하고 있다"고 혐의를 부인했고 "20년 이상 된 일이라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특별한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뤼지아 감독이 감독 지위를 이용해 미성년자인 에넬에게 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뤼지아 감독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뜻을 밝혔다.
당시 에넬의 폭로는 프랑스 영화계에 미투 운동을 촉발했다.
에넬은 2020년 프랑스 영화계 최대 축제인 세자르 시상식에서 여러 건의 성범죄 혐의를 받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감독상을 받자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자리를 박차고 행사장을 나가기도 했다.
에넬은 '원 네이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그 누구도 아닌' 등에 출연하며 촉망받았지만 2023년 5월 프랑스 영화계가 성폭력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