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철강 시장 불황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40% 가까이 감소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심화에 따라 그룹 주력 계열사인 포스코와 포스코퓨처엠이 각각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전체 실적이 크게 꺾인 탓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 1,7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72조 6,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9,480억원으로 48.6% 줄었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 등의 시황 악화에 따른 평가손실 및 선제적 구조 개편 과정에서 발생한 비현금성 손실 1조 3천억 원이 반영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올해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 자산을 중심으로 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여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강 부문에서는 포스코가 매출 37조 5,560억 원, 영업익 1조 4,730억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6%, 29.3% 감소했다. 포스코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여파에 고로 개수 축소 등으로 인한 생산·판매 감소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라고 전했다.
해외 철강 부분 매출은 20조 7,130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1% 늘었고 영업이익은 390억 원으로 약 80% 줄었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에너지 밸류체인(가치사슬) 확장을 통한 수익 창출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32조 3,410억 원을 거뒀고 영업이익은 1조 1,170억 원으로 4% 줄었다. 포스코이앤씨도 매출이 9조 4,690억 원으로 6.9% 감소했고, 영업손실이 1,390억 원으로 전년도 적자로 전환했다.
2차전지 소재 부문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리튬, 니켈 등 주요 원료 가격 하락과 미국의 해외우려기관(FEOC) 지정 유예에 따른 판매량 축소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작년 360억 원에서 올해 10억 원 아래로 급감했다. 매출 역시 3조 7천억 원으로 22.3% 줄었다.
포스코홀딩스는 3일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수익이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특히 하반기 시황이 본격적으로 반등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가 절감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만큼 고정성 비용만 줄인다면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그러면서 "원료비를 대폭 절감하는 동시에 배합을 잘해 좋은 품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멕시코 수입품 관세 부과에 관해서는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들어가는 물량은 10만 톤(t)으로 전체 판매량의 0.0몇프로 수준에 불과하다며 관세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중국·일본산 저가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추가 제소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내 철강업계 대표로서 시장 질서를 준수하지 않는 저가 수입재 범람으로 인해 국내 철강산업의 피해가 심화될 경우 무역 구제 조치 활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그룹 사업 경쟁력 강화안도 발표했다.
철강 사업에서는 인도, 북미 등 고성장·고수익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탄소중립 분야에서 성과를 달성하며 본원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는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1단계, 국내 광석 리튬 1·2공장, 실리콘 음극재 공장 등 신규 공장의 정상 조업을 조기에 마치고, 칠레, 호주 등에서 우량 자원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저수익 사업 추진 속도를 조절하는 등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지난해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 구조 개편 프로젝트 125개 중 45개를 완료해 현금 6,625억 원을 창출했다"라며 "올해 61개 프로젝트를 추가로 완료해 확보한 누적 현금 2조 1천억 원으로 자산 효율성을 높이고 성장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