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4년'을 신속하게 되돌리겠다고 공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무더기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우리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칠 내용은 무엇인지 계속해서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고 기자 트럼프 행정명령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호 행정명령은 워싱턴D.C 국회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내려졌고요.
내용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 78개를 철회하는 것이었습니다.
로툰다홀에서 5분가량 8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로 이동해 추가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백악관에서는 각 명령의 내용과 관련해 현지 언론과 질의응답도 진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약을 역사적인 속도로 추진하겠다”라고 예고했었는데요. 행정명령 가운데 주요 내용은 뭔가요?
우선 바이든 정부 시절 전기차 산업 육성과 관련한 행정명령을 철회했습니다.
1740억 달러, 우리 돈 약 250조 원을 투입해 2030년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절반을 전기차가 차지하도록 지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받는 이차전지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라든지 미국 전기차 구매자들이 받는 보조금 관련 정책에 변화가 예고되는 대목입니다.
이달 초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로 했던 현대차의 전기차 3개 모델이 일부 중국산 부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보조금 지급에서 제외됐다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국내 증시도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주요 2차전지 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주가가 4% 가량 빠졌고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은 8% 넘게 하락했습니다.
당선인 시절 예고했던 보편 관세라든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보복 관세는 어떻게 됩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진행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다음달 1일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불법 이민자와 불법 약물이 유입된다며 현지 정부가 이를 막지 않으면 각각 25%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건데요.
우리나라는 1차 관세폭탄을 피했지만 안심하긴 이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을 담당하는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오는 4월 1일까지 기존 무역협정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기존 무역협정이라는 점에서 검토 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016년 대선에서 한미 FTA를 일자리 킬러라고 비난하면서 개정하겠다고 공언했고, 실제로 재협상으로 이어진 바 있습니다.
한미 FTA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나라의 연간 수출액이 최대 448억 달러, 우리 돈 약 65조4,000억 원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관세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세금인 만큼 시행하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인들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많이 가지 않았습니까. 야외에서 실내로 장소가 바뀌면서 수용인원이 줄었는데 어떻게 됐나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국회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열리면서 미국을 찾았던 우리 기업인들 상당수가 헛걸음을 하게 됐습니다.
로툰다 홀에는 600명 정도만 수용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조현동 주미대사가 유일하게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근에 있는 체육관 ‘캐피털 원 아레나'(Capital One Arena)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된 영상으로 취임식 장면을 볼수도 있었는데요.
이곳은 2만명 정도 수용할 수 있습니다. 다 합쳐도 당초 배부했던 취임식 티켓 22만 중 10%도 안됩니다.
재계에서는 정용진 회장, 김범석 쿠팡 의장,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 정도가 이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용진 회장은 취임식 이후 무도회까지 참석했습니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은 입장권을 받지 못해 다른 곳에서 취임식을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대그룹 총수는 이번 취임식에 가지 않았습니다.
다만 100만 달러(약 14억4,000만원)를 기부한 현대차그룹의 경우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사장 등 일부 경영진이 취임식 전날 만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