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퇴출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기업의 효율적인 퇴출을 통해 증시 전반의 밸류업에 기여하기 위해 상장폐지 요건은 강화하고 절차를 효율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주식시장의 상장폐지 제도는 현재 시장 전반의 효율성보다 개별 기업, 투자자의 피해가 강조되며 요건과 절차가 과도하게 완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연간 진입 기업수 대비 퇴출 기업수가 평균적으로 1/4에 불과하다.
기업의 퇴출 지연은 자본배분의 비효율성,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도 저하 문제를 야기하며 주가지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컨대, 주가지수 내 저성과 기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상장폐지 심사기간(거래정지) 중에도 시가총액에 포함되므로 주가지수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된다. 우선 시가총액, 매출액 요건의 기준을 상향조정한다. 연착륙을 위해 상향 목표치까지 3단계,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조정하고 매출액은 시가총액 대비 실제 조정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1년씩 지연 실행한다.
매출액 요건을 강화하는 대신 성장 잠재력은 높지만 매출이 낮은 기업은 예외 대상이다. 해당 기업이 최소 시가총액 요건 중 코스피 1,000억원, 코스닥 600억원을 충족할 경우 매출액 요건을 면제하는 완충장치도 오는 2027년에 도입 적용한다.
금융위가 조사한 결과 최종 상향조정 완료시 코스피는 62개사, 코스닥은 137개사가 요건 미달에 해당하게 된다.
감사의견 미달요건 기준도 강화된다. 현행 제도상 감사의견 미달시 다다음 사업연도 감사의견이 나올 때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하는 등 다소 완화적으로 요건을 적용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2회 연속 감사의견 미달시 즉시 상장폐지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회생·워크아웃 기업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추가 개선기간을 허용한다.
기존 코스닥에만 적용돼 있던 분할재상장 시 존속법인에 대한 상장폐지 심사제도를 코스피에도 도입한다. 존속법인은 심사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존속법인이 부실해지는 구조의 분할재상장이 나타날 우려가 있어서다 .
상장폐지의 심사 절차도 변경한다. 현행 제도상 코스피는 최대 2심과 개선기간 4년, 코스닥은 최대 3심과 개선기간 2년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앞으로 코스피는 개선기간을 최대 4년에서 2년으로 절반 수준까지 축소하고, 코스닥은 심의 단계를 3심제에서 2심제로 축소하면서 최대 개선기간도 2년에서 1년6개월로 축소한다.
상장폐지에 따른 투자자 피해에 대해서도 장치가 마련된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상장폐지 후 비상장 주식거래를 지원한다. 현재는 상장폐지 기업의 경우 7거래일 간 정리매매 이후에는 사실상 거래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의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K-OTC를 활용해 상장폐지 주식의 거래기반을 개선한다.
여기에 더해 K-OTC에 '상장폐지기업부'를 신설하고 동 기업부에서 6개월간 거래를 지원한다. 6개월 거래 후에는 금융투자협회의 평가를 통해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기존 K-OTC로 연계이전하여 거래를 이어나갈 수 있다.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은 올1분기에 거래소 세칙 개정하고 2분기 거래소 규정 개정 등 필요 조치를 신속하게 완료할 계획이다. 즉시 시행이 가능한 최대 개선기간 축소, 형식·실질 병행 심사는 올 1분기 중 거래소세칙 개정과 함께 바로 시행한다.
감사의견 미달 요건 강화, 분할 재상장시 심사 강화, 상장폐지 심사기업의 개선계획 공시는 기업안내 등을 고려해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하고 시가총액, 매출액 등 재무요건 강화는 오는 2026년 1월부터 3단계에 걸쳐 단계별로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