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사라졌다"…27Km 갔더니 '겨우'

입력 2025-01-10 06:22
수정 2025-01-10 07:49


국내 은행 점포가 1년간 50곳 이상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국내 은행 점포 수(해외 점포 포함)는 총 5천849곳으로, 1년 전(5천902곳)보다 53곳 줄었다.

은행 점포 수는 지난 2012년 4분기 말 7천835곳으로 가장 많이 늘어난 후 최근까지 감소 추세를 보였다.

지난 2017년 4분기 말 7천곳 아래로, 2022년 3분기 말 6천곳 아래로 떨어진 뒤 감소세가 다소 둔화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매 분기 줄고 있다.

분기별 점포 수가 늘어난 경우는 지난 2018년 3분기 중 6천960곳에서 6천966곳으로 6곳 순증한 것이 유일했고, 이후 6년 간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는 최근 은행이 비대면 거래 비중이 확대되고 창구를 직접 찾는 고객이 줄자 여러 영업점을 하나로 합해 대형화한 결과다.

우리은행은 지난 6일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로금융센터를 비롯한 전국 점포 21곳을 인근 점포로 통폐합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은 예·적금 가입이나 대출 신청의 70~80%가 비대면으로 이뤄진다"며 "비용 효율화를 위해 점포 축소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로 인해 지역 간 점포 수 격차가 발생하고, 비대면 거래가 낯선 고령층 등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계속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고령화가 심한 지역일수록 은행 점포 접근성이 낮아 고령층의 금융 소외가 더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은행 점포 이용을 위해 소비자가 최소한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서울, 부산, 대전은 1km를 넘지 않았지만, 강원, 전남, 경북은 최대 27km에 달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