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물류비에 또 발목…상반기 실적도 먹구름

입력 2025-01-08 16:14
지난해 4Q 매출 22.8조·영업익 1461억
"글로벌 해상운임 급등…매출 역대 최대"


LG전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상운임이 급등하고 물류비가 증가한 데다, TV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심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87조 7,442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전년(2023년) 대비 6.7% 늘어난 수치로, 2년 만에 최대 연간 매출 기록을 다시 썼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3.3% 내린 1,461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해서는 80.6%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2조 7,775억 원이다. 전 분기보다는 2.7% 올랐으며,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다.

매출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전망치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2조 5,055억 원, 영업이익 3,970억 원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예상치 못한 글로벌 해상운임 급등이나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재고 건전화 차원의 일회성 비용 등이 발생하며 수익성에 다소 영향을 줬다"며 "연간 전사 경영 실적으로 보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질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도 LG전자의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LG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3.62% 하락한 1조 2,871억 원, 2분기 영업이익을 12.14% 내린 1조 509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트럼프 정권 하에서 관세 이슈로 인한 전반적인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며 "판매 가격을 올릴 경우 소비 둔화 또는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에 자유롭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해상운임과 관세, 신사업 관련 비용 등 변수가 상존하는 점이 문제다. 특히 해상운임의 경우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해 고점 대비 32% 떨어졌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32% 높은 수준이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기저상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전년 대비 운반비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라면서도 "최근 조직개편에서 냉난방공조(HVAC) 사업부가 본부로 승격된 점이 눈에 띄며, 향후 HVAC 실적이 별도 공시될 경우 기업가치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