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초로 장중 1470원을 넘겼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환율이 어느정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던 시장이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 수정과, 국내에선 한덕수 권한대행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이 겹치며 사태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경제부 전범진 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전 기자 먼저 환율 상황 전해주시죠
예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25분 기준 1,478.4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시작인 9시에 전일대비 2.7원 오른 1467.5원에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15분만에 1470원을 넘겼는데요.
환율이 정규장에서 달러당 1470원을 넘긴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 이후 처음입니다.
현재의 급등한 환율은 대외 변수와 국내 정치 상황이라는 두가지 원인으로 나눠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우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그러니까 FOMC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4번에서 2번으로 수정하면서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엔화와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고 원화도 여기에 동조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주의 급등세는 국내 정치 불안의 설명이 더 크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처리한 헌법재판관 3명의 임명을 거부했고, 이에 민주당은 오늘 오후 3시에 한 총리의 탄핵 표결에 나서는데요.
한 총리의 탄핵이 가결된다면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과 총리 모두를 대행하는 초유의 권력공백이 펼쳐지게 됩니다.
설사 부결된다 하더라도 헌법재판관 공백 속에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워지는 만큼,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장이군요.
전 기자, 상황이 이렇다보니 원·달러 환율 1500원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비관론도 들려오고 있는데
시장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안타깝게도 시장에선 1500원대 진입, 어쩌면 그 이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깁니다.
비상계엄 사태가 최초로 발생할 당시만 하더라도 금세 수습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는데요.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고, 1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대비 12.3포인트 급락하는 등 내수경기에도 큰 타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내년 성장률 전망을 내려잡아야 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로 펀더멘탈이 흔들리는 이벤트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건은 내년 1월 20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일 이전까지 원달러 환율이 어느정도 수준에 형성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보호무역 강화 등 강달러 현상의 가속을 부를 각종 조치들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환율이 빠르게 진정되지 않는다면 오랜 기간 달러당 1500원 전후의 '초고환율'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게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입니다.
지금까지 한국경제TV 전범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