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환매 사태'를 빚은 김봉현(50)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돈세탁을 지시받은 수십억원을 후배 조직폭력배가 빼돌렸다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2부(강희석 부장판사)는 특수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9)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지인 B(45)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A씨의 동생 C(45)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원심 판단에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가 없고,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도 않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을 조직적으로 분담했고, 액수가 거액이며 대부분이 반환되지 않은 점 등을 보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A씨 등은 2019년 1월께 김 전 회장이 횡령한 수원여객 자금 241억원 중 40억원의 돈세탁을 지시받았지만 이를 김 전 회장에게 돌려주지 않고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김 전 회장은 당시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지자 '충장OB파'에서 함께 활동했던 조직원 A씨 등에게 40억원의 수표를 주고 이를 현금으로 바꿔오라고 지시했다.
A씨 등은 명동의 한 환전상에서 수수료를 제외한 현금 34억원으로 바꾼 후 김 전 회장에게 전달하지 않고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적인 돈이라 김 전 회장이 신고하지 못할 것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0월~2020년 3월 수원여객 자금 241억원과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스타모빌리티 자금 400여억원, 재향군인상조회 보유자산 377억원 등 1천억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말 징역 30년과 769억원의 추징 명령이 확정됐다.
보증금을 내고 풀려나 1심 재판을 받던 김 전 회장은 2022년 11월 결심공판 직전 도주했다 48일 만에 붙잡혔다. 그는 수감 중이던 지난해 6월 탈옥 계획을 세운 사실이 드러나 별도 기소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