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내년 상반기 갚아야 할 회사채 물량이 5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규모인데, 신용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의 금리 격차)가 최근 10개월 새 가장 크게 벌어지는 등 연말에 접어들며 자금 조달 여건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연초부터 '돈맥경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만기를 맞는 회사채는 49조8212억원어치에 이른다.
분기별로 보면 내년 1분기 26조6175억원, 2분기 23조2037억원어치의 만기가 도래한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대체로 만기 회사채가 돌아오면 새로운 회사채를 찍는 차환 발행으로 이를 갚는다. 하지만 회사채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24일 AA-등급 회사채(3년 만기 기준)의 신용스프레드는 0.682%포인트였다. 2월 21일(0.688%포인트) 후 가장 크다. 지난달 0.5%포인트대로 줄어들었지만 이달 들어 계엄 사태 등이 불거지며 다시 벌어졌다.
신용스프레드가 커졌다는 것은 사람들이 회사채 투자를 꺼려 국고채 대비 회사채 가격이 더 하락했다는 뜻이다.
한국경제신문은 그러면서 석유화학, 2차전지 등 국내 주력 기업의 신용도가 줄강등되는 가운데 우량 등급의 공사채 발행이 가파르게 늘어난 점도 회사채 투자심리가 위축된 이유라며 수요가 줄자 회사채 금리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24일 AA-등급 회사채 금리는 연 3.308%로 전날보다 0.016%포인트 올랐다.
내년 초 차환 발행 물량이 몰리는데도 투자자를 찾지 못하는 이른바 '미매각 사태'가 빈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한국경제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