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항공 소속 여객기가 2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에서 추락해 30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러나 비행기 추락 사고로는 드물게 탑승객의 절반 가까이가 생존해 '성탄절의 기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날 오전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를 출발해 러시아 그로즈니로 가던 아제르바이잔 항공 J2 8243편 여객기가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시 인근에서 추락했다고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 당국 발표와 타스,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고 장면 영상에서 이 여객기는 비상 착륙을 위해 완만한 각도로 고도가 낮아지다 기체 중심부가 지면과 미끄러지듯 닿은 후 폭발했다. 이후 화염에 휩싸이며 검은 연기가 솟아올랐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이번 사고로 3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보이지만 탑승자 67명 중 29명이 생존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아제르바이잔 당국은 이보다 많은 32명이 생존했다고 파악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여객기가 추락하며 중간과 앞쪽은 폭발해 완파됐지만 뒷부분은 상대적으로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비춰 생존자 상당수는 여객기 뒤편에 앉은 승객일 것으로 추정된다.
카자흐스탄 구조 당국이 소방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추락 현장의 화재를 신속히 진압하면서 추가 폭발을 막았던 점도 생존자가 예상보다 많았던 이유로 보인다. 추락 장소가 카스피해 해안의 넓은 해변이라 기체가 건물이나 지상 시설물 등과 충돌하지 않았다.
여객기는 카스피해 서쪽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했는데 돌연 동쪽으로 기체를 돌려 카스피해를 가로질러 카자흐스탄 악타우로 간 것은 의문점이다.
비행 중 여객기가 새 떼와 충돌하는 '비상 상황'이 발생했고, 여객기가 비상 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했다는 것이 초기 조사 결과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제르바이잔 언론은 애초 목적지였던 그로즈니에 짙은 안개가 껴 목적지가 인근 마하치칼라로 변경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마하치칼라에서 여객기가 추락한 악타우까지는 직선거리로 300㎞ 넘게 떨어져 있는데다 카스피해도 건너야 한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오전 러시아 남부 자치공화국인 북오세티야와 잉구세티아에 드론 공격이 있었다며 과거에도 드론 공격으로 이 지역 공항들이 일제히 폐쇄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날 오전에 있었던 드론 공격과 이번 사고와의 연관성은 명확하지 않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