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많이 올랐으니 팔고 은퇴할래"…CEO 줄사퇴

입력 2024-12-25 19:36
수정 2024-12-25 21:00


올해 증시 활황과 내년 비즈니스 환경 우려로 미국 상장기업 최고경영자(CEO) 퇴직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컨설팅업체 챌린저 그레이 자료를 인용해 1∼11월 미국 상장기업 CEO 327명이 퇴직했다고 전했다. 이는 기존 최다 기록이었던 2019년의 312명을 초과한 수치다.

주요 대기업 CEO 중에서는 보잉의 데이브 칼훈, 인텔의 팻 겔싱어, 나이키의 존 도나휴 등이 주가 하락 속 물러나며 주목받았다.

러셀 레이놀즈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는 CEO 8명이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해 최근 가장 높은 조기 퇴진 수를 기록했다.

일부 CEO는 내년 경제 불확실성을 두려워해 퇴직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 자유무역을 위협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인상 방침으로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맡은 CEO들이 차라리 은퇴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상장기업 CEO가 비상장기업 임원 자리로 옮기기도 한다. 비상장기업은 규제가 덜하고 보상 체계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형 사모펀드인 칼라일이나 KKR은 상장기업 CEO 출신 임원들을 고문으로 고용하며 높은 급여를 지급한다.

의결권 행사 자문사 '기관주주서비스'(ISS)에 따르면 올해 S&P 500 기업 CEO 보상의 중간값은 1천560만 달러로, 작년보다 100만 달러 증가했다. CEO들이 주식으로 보상받고 증시 활황이 이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CEO뿐만 아니라 CFO의 퇴직도 증가 추세다. 데이터레일스에 따르면 올해 상장 대기업 CFO의 평균 재임 기간은 3년을 조금 넘었다. 이는 2년 전의 3.5년보다 짧아진 것이다.

반면 CEO로 승진해 CFO를 그만두는 경우는 드물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CFO를 세 번 바꾼 상장기업은 152개에 달하며, 달러제너럴, 익스피디어, 언더아머 등이 포함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