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강달러에 내수경기 악재까지...환율 1450원대 횡보

입력 2024-12-24 09:39
수정 2024-12-24 09:40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내수경기가 부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미국발 강달러 현상과 아시아권 통화들의 약세 등 대외 악재도 적잖아 전문가들은 1,450원대 고환율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대비 0.5원 내린 1,451.5원에 주간거래를 시작했다.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451.35원에 최종 호가됐다.

전일 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1,454.9원까지 치솟으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다만 이후 발표된 미국 1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04.7로 전월대비 8.1포인트 급락하며 달러 강세가 다소 진정돼 환율도 소폭 조정을 받았다. 전월대비 하락한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13으로 상승을 예상했던 시장 전망을 크게 뒤집은 결과다.

주요 6개국 통화를 기준으로 미 달러의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인덱스는 주간거래 개장 기준 107.85로 집계됐다. 지난주 108 포인트대에 비해 소폭 낮은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달러 현상이 지난주 대비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이에 연동되지 못한 원인으론 국내 경기 상황이 꼽힌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11월보다 12.3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전월대비 12.6포인트 하락) 이후 최대 하락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의 정치적 불안과 금융시장의 급락 속에 소비자 심리 역시 크게 위축됐다는 평가다.

원화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아시아권 통화들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악재다. 달러·위안화 환율은 24일 국내 외환시장 개장 기준 달러 당 7.30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위안화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2차 무역 갈등의 조짐이 구체화되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의 환율 관리 의지와 투기적 수요가 잠잠한 연말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에서 큰 움직임을 보이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은행은 "비상계엄 여파로 소비심리가 악화된 점이 확인됐고, 달러 강세가 여전하다"면서도 "당국의 개입 및 국민연금의 환 헤지 경계로 상방은 아직 제약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제시한 이날의 환율 밴드는 1,448원~1,455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