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전 수출 혹한기 찾아온다

입력 2024-12-22 12:28


내년 1분기 반도체와 가전 등 주요 수출 품목의 수출 여건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요 15대 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 전망도 올해 4분기보다 안 좋아질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가 19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 EBSI는 96.1로 4분기 만에 100을 하회했다. 전분기 대비 수출 경기가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EBSI는 국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기업의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 100보다 작은 값을 가보인다.

품목별로는 주요 15대 품목 중 10개 품목이 100보다 낮은 값을 기록해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가전(52.7)은 주요 수출대상국인 북미·EU의 수요가 위축돼 수출 역성장 가능성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중국의 범용 D램 수출 증가로 인한 재고 증가가 예상되는 반도체(64.4) 또한 여건 악화가 예상됐다. 반면 선박(146.4), 자동차·자동차부품(130.7) 등은 전분기에 이어 수출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조사됐다.

항목별로는 '수입규제·통상마찰(74.5)', '수출상품 제조원가(82.7)' 등 9개 항목에서 여건 악화가 전망됐다. 대부분 항목이 100 이하를 기록한 가운데, 주요국 자국 우선주의 심화로 수입규제가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두드러졌다. 반면 석유제품과 자동차·자동차부품을 중심으로 '수출단가(106.2)' 여건은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될 것으로 평가됐다.

4분기 주요 수출 애로요인은 '원재료 가격 상승(17.4%)', '수출대상국의 경기부진(15.2%)'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입규제 확대에 대한 우려는 지난 분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허슬비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 환경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우리 수출기업들은 각국의 통상 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원자재 수급 관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