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2030년 잠재 성장률 1% 초중반"...한은의 경고

입력 2024-12-19 13:44
'24~'26년 잠재성장률 2% 추정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2030년대 1% 초중반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적극적인 구조 개혁이 없다면 약 15년 뒤 2040년 후반경에는 0.6% 수준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경제모형실(이은경 과장·천동민 과장·김정욱 조사역·이동재 조사역)은 19일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발간해 이 같이 분석했다.

잠재 국내총생산(GDP)은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 경제 규모를 말한다. 잠재성장률은 이 잠재 GDP의 증가율이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 내외에서 2010년대 들어 3% 초중반으로 하락해, 2016~2020년 중 2% 중반으로 낮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시 분석한 결과, 2024∼2026년 잠재성장률은 2% 수준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잠재성장률 하락 원인에 대해 "우리 경제의 혁신 부족, 자원 배분 비효율성 등으로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가 낮아지는 가운데, 인구구조 변화와 경제 성숙기 진입에 따른 투자 둔화 등으로 노동·자본 투입 기여도까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봐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추세적으로 하향한다.



향후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잠재성장률 장기 추세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2030년대 1% 초중반에서 2040년대 후반경에는 연평균 약 0.6%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자본투입, 총요소생산성 기여도가 현재 추세에 따라 서서히 둔화되는 가운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며 노동투입 기여도도 점차 하락한다는 가정에서다.

배병호 한은 경제모형실장은 "장래인구 추계 그래프를 보면, 현재 5,200만 명 정도에서 2060년까지 넘어가면 4,000만 이하로 떨어지고, 특히 15세 인구 증가율은 2030년대 들어가면 마이너스로 떨어진다"며 "노동투입의 잠재성장률 기여도가 전체적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배 실장은 "정책적 논의를 통해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구현했을 때 잠재성장률이 올라갈 여지가 있다"며 긍정적인 면을 봐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은은 ▲혁신 생태계 조성 ▲수도권 집중 완화 ▲일과 가정의 양립 정책 등 그동안 논의돼 온 구조개혁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경우를 가정해 잠재성장률 제고 효과를 시산했다.

혁신 생태계 조성, 노동정책 개선 등을 통해 총요소생산성을 향상할 경우 성장률은 0.7%p 추가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수도권 집중 완화, 일·가정 양립 및 여성 경력단절 해소를 위한 노동시장 개혁 등 출산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까지 회복할 경우, 성장률은 0.1~0.2%p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일·가정 양립 정책, 정년 이후 노동시장 여건 개선으로 여성과 고령층의 상대적 생산성이 개선될 경우 0.1%p 추가 상승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배 실장은 "세 가지 시나리오의 종합효과는 파급 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단순 합한 것보다 더욱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구조개혁 관련 사업, 특히 인구구조 관련해 집중 투자하고, 힘을 모으면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이 아니고, 유로 경제처럼 1% 이상의 안정적인 잠재성장률 유지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