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0원대 후반으로 올라온 환율이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계속해서 빠져나가는데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 금리 결정을 앞두고 경계심이 고조된 영향으로 보인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이 오를 뿐, 외환위기 걱정은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9원 오른 1,438.9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는 주간 거래 종가 기준 2022년 10월 24일(1,439.7원) 이후 2년 여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전날보다 2.0원 상승한 1,437.0원으로 출발한 후 1,43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였다. 장중 1,439원까지 오르며 1,440선을 지속 위협하고 있다.
이날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영향이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서 6거래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7,125억 원, 1,238억 원을 순매도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헌법재판소 결정이 끝날 때까지는 정치적 불안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이번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경계심도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외환시장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고 있지만, 외환당국은 최근 고환율이 지속하고 있는 것에 대한 "외환위기 걱정은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외환 위기는 외채를 갚지 못해 나타나는 위기"라면서 "우리는 채권국으로 현재 외환시장 상황을 보면 환율이 올라갔을 뿐이지 차입을 하거나 작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