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간 법정 공방으로 사업 일정이 지연됐던 한국형 차기 구축함 건조 사업, KDDX가 또다시 표류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양사가 서로 간에 고소·고발을 취하하며 갈등을 봉합하자마자 이번에는 군사 비밀을 몰래 활용했다는 의혹이 터지면서 민관이 적법성 여부를 놓고 맞서고 있습니다.
국군방첩사령부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전력화 시점이 지연되게 생겼습니다.
배창학 기자입니다.
방위사업청이 지난주 국회에 제출한 7조 8천억 원 규모 한국형 차기 구축함 건조 사업, KDDX 개념설계 결과 보고서 관련 추가 자료입니다.
KDDX는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되는데,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차례로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수행했습니다.
방사청은 한화오션이 자사가 수행했던 군사 3급 비밀인 개념설계 보고서를 보관하고 기본설계 제안서에 인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법령 의거 조치를 위해 국군방첩사령부에 통보했습니다.
방사청은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마치고 원본 보고서 1부, 사본 보고서 4부 등 용역 결과물을 제출했는데, 원본 보고서 1부를 따로 만들어 보관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한화오션이 입장문을 발표하고 개념설계 계약서에 보관 및 인용 위반 조항이 없다며 불법이 아닌 적법한 행위라고 해명하자, 방사청이 국회에 추가 자료를 제출하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사청은 추가 자료를 통해 개념설계 계약서 특수 조건인 권리 귀속 조항으로 업체는 계약이 종료되면 제반 자료를 소유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화오션은 그간 개념설계 계약서는 비밀 보호 특약에 따라 반납 원칙이 있는 국방부 훈령이 아니라 반납 원칙이 없는 방사청 규정이 적용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방사청은 또 추가 자료에서 한화오션이 입장문과 달리 청에 원본 보관 사실을 알리지 않아 보관 사실을 인지할 수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기밀 활용은 국가계약법상 방해 행위라며 방첩사 조사 결과에 따라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방사청은 이번 사건으로 사업 일정이 늦어지는 만큼 위원회를 열고 후속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한국경제TV 배창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