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이 삼성을 향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삼성 위기론을 근본적으로 불식시키기 위해선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영영 선언(프랑크푸르트 선언)처럼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이찬희 위원장은 17일 열린 준법감시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삼성의 변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삼성이 변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이라며 "이건희 선대회장이 1993년 신경영 선언을 했던 것처럼 모든 것을 바꾸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993년 이건희 선대회장은 삼성의 문제점을 담은 '후쿠다 보고서'를 읽은 뒤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했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놓고 다 바꿔보자"는 메시지로 잘 알려진 신경영 선언은 삼성전자가 질적 성장으로 탈바꿈하는 계기로 평가받는다. 이날 이찬희 위원장은 "앞으로 삼성은 다양하게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준감위는 변화의 과정에서 준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는 않는지 철저히 준법 감시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조직개편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신설된 경영진단실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경영진단실이 어떤 업무를 하게 되는지 알지 못한다"면서도 "신임 최현호 사장은 업무 수행능력과 추진력에서 인정받는 인물인 만큼 삼성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11월 말 삼성글로벌리서치에 계열사 경영진단과 컨설팅 기능을 수행하는 사장급 조직인 경영진단실을 신설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을 신임 경영진단실장(사장)으로 임명했다.
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남 여부에 대해선 "직간접적으로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 여러 안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