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토종에 밀린 스타벅스, CGO 신설 재기 모색

입력 2024-12-16 18:47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가 중국에서의 부진을 떨치기 위해 현지 법인에 최고성장책임자(CGO) 자리를 신설했다.

16일 블룸버그통신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 차이나는 지난달 양전(토니 양)을 CGO로 영입했다. 스타벅스 차이나가 CGO를 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신임 CGO는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와 볼보 브랜드를 소유한 지리자동차가 합작해 2021년 설립한 전기차 업체 지웨자동차의 사용자 개발 부문 책임자 출신이다.

스타벅스 차이나는 양 CGO가 엔터테인먼트 프랜차이즈 및 팝문화 아이콘들과의 협업을 통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미래를 위한 중요한 성장 엔진"이라고 강조했다.

양 CGO는 스타벅스 차이나의 제품개발, 연구개발(R&D), 마케팅 부서로부터 보고를 받게 되며, 그의 역할은 커피 제품 혁신과 고객 경험 개선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스타벅스 차이나는 앞서 9월에는 왕징잉(벨린다 왕)과 류원쥐안(몰리 류) 공동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류 CEO 단독 CEO 체제로 개편한 바 있다. 왕 전 CEO는 스타벅스 차이나 이사장직을 유지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밖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9월 기준으로 전 세계 매장의 약 20%에 해당하는 7천6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여전히 매장을 늘리고 있으나 코로나19 이후 중국 내수 부진과 치열해진 경쟁으로 고전 중이다.

특히 루이싱커피와 코티커피 등 저가 정책을 내세운 토종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올해 3분기 동일매장 기준 매출이 14% 감소하는 등 실적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이에 지난달에는 지분 매각 가능성을 포함해 등 중국 본토 사업 재편을 모색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CGO 선임으로 스타벅스가 중국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루이싱이 최근 인기 게임 '검은 신화: 오공' 등과의 협업으로 매출과 온라인 화제성을 모두 끌어올린 점을 지적하며 "양 CGO가 팝문화 프랜차이즈와 협업하겠다는 공약은 중국 사업을 살리기 위해 자사 외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