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원문입니다.)
Q. 오늘
= 네, 중국의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이번주 11일부터 12일, 그러니까 그제와 어제, 이렇게 양일에 걸쳐 진행이 됐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중국 최고 지도부, 그리고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비공식 회의인데요, 보통 내년도 경기부양책을 논의합니다. 올해 중국 경제가 ‘침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내년에도 경제성장 목표를 5%로 잡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특히 가시적인 효과를 동반할 부양책이 중국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해 보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이틀 전,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도 중국 지도부는 통화정책과 관련해 ‘온건’ 대신 ‘완화’라는 표현을 넣으며, 내년 더 과감한 금리인하를 예고했는데요, 중국의 통화정책이 완화적인 쪽으로 바뀌는 건 14년 만에 처음입니다. 또, 중국 지도부는 재정정책의 중요성도 피력했는데요, 시중 유동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Q. 그렇군요. 유례없는 부양책을 강행하는 데는, 뭐 당연히 내수 발전의 문제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트럼프 취임 이후의 다양한 경제적 부분들도 작용했겠죠?
= 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의 이 같은 부양책에 대해, 미중 무역분쟁에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봤습니다. 트럼프 2기의 고관세라든지, 미중 외교관계 악화 가능성이라든지, 이런 다양한 이슈들로부터 중국 경제를 보호하려는 부분이 당연히 높은 비율로 존재하겠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또, 중국 당국이 트럼프의 이른바 ‘관세 폭탄’에 대비하고자, 내년 위안화의 약세를 용인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도 보도했는데요, 역시나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미국의 대중 무역 조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방침입니다. 위안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 기업들의 수출 단가가 저렴해집니다. 즉, 관세 파장이 적어지고요, 중국 본토의 통화정책은 더 완화적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Q.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의 경제 현황을 나타내 주는 지표들은 좀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 어떤 데이터들은 괜찮고, 어떤 데이터들은 괜찮지 않아 보입니다. 아직까지는 명확한 흐름을 파악하기가 어려운데요, 일단 중국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PMI는 50.3으로,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반대로 중국의 11월 수출액은 전년비 6.7% 늘어나는 데 그치며, 예상을 하회했습니다. 수치가 이렇다 보니, 중국의 부양책에 대한 긍정론과 부정론도 공존합니다. 확실하게 윤곽이 잡히기 전까지는, 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것 같습니다.
Q. 이제 본격적으로 중국 부양책에 관련된 원자재들을 차례대로 보겠습니다. 먼저 유가 짚어주시죠.
= 중국이 뭐든 ‘최대’가 아니겠냐마는, 역시나 원유 시장에서도 최대 소비국입니다. 중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유가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부양책 암시 이후 국제유가는 2거래일간 상승하며 WTI가 즉각 70달러를 회복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11월 원유 수입량은 전년비 14%나 증대되며 7개월래 최고치에 달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변수는 중국 말고도 많습니다. OPEC+가 증산을 1년 연기하며 2026년까지 감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 또 OPEC이 중국의 이번 년도 경기둔화와 전기차 전환 속 올해와 내년의 세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각각 하루 평균 161만 배럴 증가와 145만 배럴 증가로 지난달보다 10% 이상씩 낮췄다는 점도 고려해야겠고요, 또 시리아 내전 종료와 러우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어제 전해졌던, 유럽연합 EU의 러시아산 원유 추가 제재 추진 등도 유가의 움직임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Q.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금속 쪽 살펴볼까요?
= 역시나 중국은 세계 ‘최대’ 산업 국가기도 합니다. 경기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닥터 코퍼’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구리가 비철금속 중에서도 중국의 경제에 가장 직접적인 역할을 받는 원자재인데요, 구리 선물은 지난 5월, 톤당 10,000달러를 돌파하며 2년래 최고치를 찍은 이후,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에 근 6개월간 하락세를 이어왔습니다. 다만, 이번주, 중국 경기 낙관 속에 다시 한번 톤당 9,250달러를 넘기며 4주래 최고치를 보여줬습니다. CNBC는 중국의 부양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면 구리값이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다만 하방 요인들도 적지는 않습니다. 마켓워치는 내년 트럼프 정부의 고관세 여파와 달러화 강세로 인해 구리 가격이 압박을 받을 것이므로, 연초 쯤에는 톤당 8,50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고요, 골드만삭스도 구리 선물이 내년에 평균 톤당 9,000 내지 9,500달러를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Q. 알루미늄 이야기도 해 주시죠.
= 네, 값싼 가격 덕분에 비싼 구리의 대체재로 평가받는 알루미늄도, 중국의 산업이 발전하면 함께 가격이 오릅니다. 구리를 완전히 대신할 순 없지만 가전과 전자기기, 자동차 부품 등에, 고품질 구리가 굳이 필요하지 않을 때, 알루미늄도 많이 활용이 되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이 구리와 알루미늄을 묶어 2025년 유망 원자재라고 했습니다. 중국의 부양책에 더불어 재생에너지와 신기술 개발 정책에 주목하며, 구리 선물이 내년 평균 톤당 10,16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했고요, 모간스탠리도 구리를 2025년 최선호 금속 품목으로 꼽으며, 구리 선물이 내년 평균 톤당 9,500달러, 알루미늄 선물은 내년 평균 톤당 2,700달러 정도로 전망했습니다.
Q. 철광석은 어떻습니까?
= 네, 중국의 부동산 불황이 해결되면 철강도 동반 호재를 받습니다. 최근 철광석 가격은 톤당 100달러를 재돌파하며 150달러 도달 여부가 주시되는데요, 다만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경제 현황과 관계없이, 브라질과 호주의 공급과잉을 이유로, 철광석 가격이 내년 평균 톤당 95달러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보화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