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트럼프 관련주로 자금이 쏠리는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고 있다.
미국 대선 결과 발표 이후 달러와 금 등 안전자산이 강세를 보였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친가상자산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만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도 급등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한 달 동안 3.0% 가까이 상승했고, 같은 기간 내년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4.2% 올랐다.
트럼프 당선의 최대 수혜자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꼽히면서 테슬라 주가 역시 강세를 보였다.
테슬라는 한 달 간 14.6% 올라 10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400달러를 돌파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 CEO의 새로운 수혜주가 등장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에게 'DXYZ(티커명)'로 잘 알려진 '데스티니테크 100'가 그 주인공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DXYZ는 트럼프가 당선을 확정지은 지난 11월 6일(현지시간) 13.6달러(시가)에서 간밤 61.44달러에 마감하며 한 달여 만에 351.2%나 폭등했다.
최근 이 종목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DXYZ가 현 시점 머스크 CEO가 소유한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DXYZ는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폐쇄형 투자회사로, VC(벤처캐피탈)의 일종이다.
DXYZ는 비상장 기업 중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 기업 위주로 투자한다.
아래는 지난 9월 30일 기준 데스티니 테크100 포트폴리오 상위 10개 종목이다.
스페이스X가 36.9%로 가장 비중이 크며, 다음으로는 비중 12.2%로 영국계 핀테크 기업 리볼트(Revolut)가 자리했다.
이 밖에 미국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 챗GPT 개발사 오픈AI(OpenAI), 초음속 여객기 개발사 붐 수퍼소닉(Boom supersonic), AI 이메일 앱 슈퍼휴먼(Superhuman), 미국 게임사 에픽 게임스(Epic games) 등이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 2020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의 IPO(기업공개) 가능성이 0"이라고 밝혔으며, 지난해 11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한 번 더 상장 가능성에 대해 일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스페이스X가 상장되면 단기 실적 압박에 시달려야 하는데, 이것이 부담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스페이스X의 CEO이자 수석 엔지니어다.
스페이스X의 지분을 42% 소유하고 있는 머스크는 CEO로서 스페이스X의 전반적인 경영을 감독하고 있으며, 수석 엔지니어로서는 '팔콘9' 로켓, '팔콘 헤비' 로켓, '스타쉽' 로켓 등의 설계 및 엔지니어링에 참여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IPO 여부가 주목받는 것은 천문학적인 기업가치 덕분이다.
월가에서는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가 약 3,500억 달러(501조3,050억 원)에 달한다고 보고있다.
이는 삼성전자 시총 321조7,713억 원의 1.6배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선 DXYZ가 단순히 밈주 형태로 급등했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DXYZ 포트폴리오 내에서 스페이스X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주가를 고려하면 DXYZ의 적정 주가가 15달러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는 현재 주가가 적정 주가 대비 약 310%의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도 그럴 것이 포트폴리오 비중 2위인 리볼트의 시총은 스페이스X의 약 8분의 1 수준인 약 450억 달러이며, 비중 3위인 액시엄 스페이스의 시총은 스페이스X의 100분의 1에도 못미치는 22억7천 만 달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4월 4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DXYZ는 상장 첫날 9달러로 거래를 시작했는데, 그 당시에도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투자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며 4거래일 만에 10배 넘게 급등한 바 있다.
다만 이내 고평가 우려와 스페이스X와 AI(인공지능)에 대한 투자 열기 감소로 3주 만에 다시 13달러까지 주저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