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저지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며 네차례에 걸쳐 사과했다.
11일 오후, 한 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대정부질의에 참석했다. 첫 질의자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 앞에 국무위원을 대신해 허리를 90도로 굽혀서 사죄하시라"고 요구했다.
한 총리는 "계엄선포 당일 저녁에 대통령실 도착 후 상황을 인지했다"며 "반대하는 의사를 분명히 했고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또 죄송하게 생각하고 많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며 증인석 옆으로 나와 한차례 허리를 숙였다.
서 의원은 이후 두차례 모든 국무위원이 사과를 할 것을 요구했다. 한 총리는 이에 자신이 국무의원을 대표해 사과하겠다며 거듭 허리를 숙였다. 이같은 상황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타 장관들이 기립해 사과하자 한 총리는 네번째로 허리를 숙였다.
다만 이 과정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끝내 기립하지 않고 착석 상태를 유지했다. 김 장관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을 해야 하는데 (윤 대통령 탄핵이) 우리 국민에게 무슨 유익함이 있겠냐"는 입장은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