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투자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비상 계엄 선포 이후 일주일 사이 10조 원 가량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치적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자 마땅한 투자처를 못찾은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보도에 유오성 기자입니다.
[기자]
9일 기준 5대 시중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610조8,867억 원.
비상 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600조2,615억원)과 비교하면 10조6,252억 원이 늘었습니다.
요구불예금 급증세는 최근 두 달에 걸쳐 15조 원이 줄어든 것과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말 5대 시중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608조2,330억 원으로 10월 9조9천억, 11월 5조1천억이 연이어 줄었습니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약 0.1%로 예·적금보다 이자율이 낮은 대신 입출금이 자유로워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됩니다.
비상 계엄과 탄핵 정국에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요구불예금 계정에 모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요구불예금 증가는 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MMDA(수시입출식 예금)가 이끌었습니다.
MMDA 잔액은 비상 계엄 이후 3일간 9조4,944억 원이 증가했는데, 안전자산을 늘리려는 수요와 연말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됩니다.
여야 대치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달러 예금 잔액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4일 6억5,500만 달러가 줄어든 5대 은행 달러 예금은 5일과 6일 각각 3억7천만 달러, 2억4천만 달러 늘었습니다.
원·달러 환율 1,450원을 앞두고 환차익 실현 수요와 달러 강세에 대한 기대가 팽팽한 접전을 벌인 결과로 풀이됩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