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밸류업 정책의 수혜 업종으로 주목받았던 금융주가 계엄 사태로 인해 연일 하락하고 있습니다.
탄핵 정국이 지속되는데다, 환율 급등 부담까지 가세하며 금융사들이 내세운 밸류업 청사진에 먹구름이 드리웠습니다.
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특히 금융주에 집중됐습니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금융주를 7,000억 원 넘게 팔아 치운 외국인은 오늘도 1447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주요 금융주 주가는 비상계엄 선포 전인 3일 종가 대비 9일 10% 이상씩 급락했습니다.
이는 탄핵 정국 속 여야 간 대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밸류업 정책 이행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이날 회의에서 밸류업 정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우려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던 겁니다.
아울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주주환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는 점도 외국인의 매도세를 키우는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금융지주들은 보통주자본비율(CET1 비율) 기반 배당 확대를 약속했는데, 환율이 오르면 이 비율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화 자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주가 하락세는 원·달러 환율이 1,430원 중후반대로 급등한 9일 더 도드라졌습니다.
일각에선 은행들의 주주환원 의지를 감안할 때, 외국인 투자자들의 금융주 투매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 다른 금융지주 같은 경우 그 정도까지 (환율) 민감도를 갖고 있지는 않는데요. 저는 (밸류업) 정책과 관계 없이 은행들은 알아서 배당이나 이런 거 다 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외인들이 국장에서 (자금을) 빼면서 금융주가 가장 세게 얻어 맞는거죠.]
다만, 탄핵 여부를 놓고 정치적 불안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2년 1개월 만에 최고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환율이 단기간에 1,450원대에 진입할 거란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금융주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편집: 노수경, CG: 정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