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상계엄 사태의 충격이 우리 경제를 흔들면서, 정부 경제팀은 총력 대응에 나섰습니다. 경제부총리와 한은총재, 금융당국 수장들까지 참석하는 이른바 F4 회의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열렸습니다.
세종스튜디오 연결하겠습니다. 박승완 기자, 먼저. 오늘 '해외에서 온 전화를 많이 받았다'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이 가장 눈에 띕니다.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이번 계엄 사태를 바라보는 충격이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크다는 컵니다. 수 많은 질문들이 이 총재의 휴대전화나 메일로 직접 쏟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국내에선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짐작이라도 하는데, 나라 밖에서 보기에는 '정말 쇼크'라는 거죠. 경제 수장들이 이틀 연속 회의를 갖고, 계속해서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내는 배경인데요.
어제 정부는 10조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와 40조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을 통해 시장에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오늘도 열린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앵커>
일단 경제 사령탑들은 한목소리로 '비상계엄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박 기자, 그런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기자>
계엄 사태로 위축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S&P 분석입니다. S&P는 리포트에서 "신용등급 'AA' 수준의 주권 국가로서는 매우 예상치 못한 일"이라고 꼬집었는데요.
이번 사태가 투자자들에게 정치적 안정성에 대한 인식을 약화시켰을 수 있다는 거죠. 경제나 금융, 재정 신용 등의 지표가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앞으로 중요한 건 우리 정치권이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 여부겠죠.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위험 부담을 줄여주려면 정치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했고, 여당은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했습니다. 한동안 정국 불안이 이어지면서 원화를 비롯한 국내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오늘 우리 경제가 지난 3분기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4분기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는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당장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죠?
<기자>
3분기 성장률(0.1%)은 한국은행의 전망(0.5%)은 물론 시장의 기대에도 한참 낮았는데요. 가뜩이나 심상치 않은 경제 상황에 탄핵 정국까지 현실로 다가올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거란 위기감이 감돕니다.
이에 금리를 조금 더 빨리 내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에 한은 총재는 선을 그었습니다. "새로운 정보가 없기 때문에 경제 전망을 바꿀 필요가 없다"며 "내년 2월 경제전망을 할 때 새로운 데이터를 보고 금리 경로를 바꾸게 될 것"이라는 건데요.
이 와중에 글로벌 경제 기관들은 잇따라 우리나라의 경제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데요. 씨티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0월 말 1.8%에서 1.6%로 내린 겁니다.
한 달 전만 해도 골드만삭스 등 3곳이 2%대를 전망했지만, 지금은 주요 글로벌 IB 8곳이 일제히 1%대 후반을 예상하는 상황입니다. 가뜩이나 미국 트럼프 신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통상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계엄 사태'가 불러온 후폭풍이 우리 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되진 않을지 긴장감이 커집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