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HBM이 미국의 대중국 수출규제 품목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죠?
업계에서는 4세대 HBM3 이상 수준으로 기준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대역폭 밀도가 평방밀리미터당 2GB 보다 높은 제품은 모두 통제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HBM2부터 모두 해당되는 사양으로, 사실상 현재 생산되는 HBM은 모두 수출통제 대상이 됩니다.
미 정부는 과거 중국 화웨이 수출 통제에도 활용한 규제인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했습니다. 미국 외 국가에서 제품이 만들어지더라도 미국의 기술이나 특허가 활용됐다면 통제를 받습니다.
규제는 우리시간으로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됩니다. 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부터 HBM 중국 수출을 위해서는 미 상무부에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가 중국 전용으로 성능을 낮춰 내놓은 H20 GPU가 있는데 여기에는 삼성전자 HBM3가 탑재됩니다. 해당 GPU가 이미 중국 전용으로 허가가 났기에 그대로 HBM 탑재도 허용됩니다.
문제는 직접 수출하는 경우입니다. 삼성전자는 직접적으로 중국에 HBM을 수출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로이터는 삼성전자 HBM 매출의 20%가 중국에서 나온다며 이번 제재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 D램 매출에서 HBM 비중은 3분기 기준 18% 정도로 추정됩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3분기에만 삼성의 중국 HBM 매출이 5천억 원 수준이라는 건데요. 삼성전자는 해당 수치가 과장됐다며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소량이지만 중국에 HBM을 수출합니다. 물량 대부분이 미국 엔비디아에 들어가기 때문에 실적에 영향을 미칠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앞서 엔비디아 H20처럼 로직칩과 같이 패키징된 경우 HBM 수출이 허용한다고 했잖아요. 산자부가 밝힌 '미국 규정이 허용하는 수출방식'이라는 건 해당 경우를 뜻합니다. 물론 엔비디아와 AMD 최신 GPU 자체가 중국 수출 금지이기 때문에 고사양 HBM 역시 중국 수출이 막힙니다.
정부는 중국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제도 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미국 정부와도 지속 협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화웨이가 공개한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70은 운영체제(OS)부터, 6나노 기린9100 AP(칩)까지 모두 중국 자체 기술이 활용됐습니다.
또 D램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있는 창신메모리(CXMT)는 HBM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올해 2세대 HBM2 양산을 나선다는 소식입니다. HBM2기 2018년에 양산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내년 6세대 HBM4 양산을 준비하는 삼성과 SK하이닉스와의 기술격차는 큰 편입니다.
HBM 기술력이 오를수록 초미세 로직공정까지 활용해야 하기에 ASML 극자외선(EUV) 장비 반입이 안되는 중국의 기술력 진보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화웨이 부활을 모두가 예상하지 못 했듯이 같은 상황은 다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창신메모리의 HBM2 양산도 업계 예상보다 빠른 속도였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미국 대중국 수출통제 영향도 걱정하는 한편, 중국의 HBM 자립도 예의주시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