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에 드는 일자리 없어"…그냥 쉬는 청년 늘었다

입력 2024-12-02 12:23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쉰' 사람 10명 중 3명은 청년층(25∼34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는 구조적 요인과 고용 상황 자체가 나빠진 경기 요인이 모두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2일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쉬었음' 인구는 특별한 사유나 교육 훈련 없이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잠재적인 노동력 손실을 나타낸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청년층 쉬었음 인구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2.7%에서 올해 3분기 29.5%까지 상승했다.

최근 '쉬었음' 증가세는 대부분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층에서 나타났다.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쉬는 게 아니라, 취업을 경험한 이후 '쉬었음'으로 이탈한 사례가 늘었다는 뜻이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3분기 33만6천명에서 올해 3분기 42만2천명으로, 1년 만에 25.4% 뛰었다.

이 중 자발적으로 그만두고 쉬는 '자발적 쉬었음'과 비자발적으로 쉬게 된 '비자발적 쉬었음'의 기여율은 각각 28.2%, 71.8%였다.

한은은 청년층 자발적 쉬었음이 추세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로 일자리 미스매치 등 구조적 요인을 꼽았다.

청년층은 핵심 연령층(35∼59세)보다 교육 수준이 높고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청년층 고용의 질이 팬데믹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쉬고 있는 비중은 핵심 연령층(20.1%)보다 청년층(32.4%)에서 높았다.

비자발적 쉬었음 인구는 일자리 미스매치와 기업의 경력직·수시 채용 선호 등 구조적 요인 외에 경기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청년층 비자발적 쉬었음은 팬데믹 당시뿐 아니라,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가 가파른 모습"이라며 "최근 청년층 고용 상황이 다소 악화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핵심 연령층은 고용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나, 청년층 고용률은 올해 초 감소 전환했다.

비자발적 사유로 쉬는 청년층은 주로 300인 미만 중소기업, 대면서비스업에 종사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청년층의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니트(NEET·학업이나 일, 구직을 하지 않는 무직자)가 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하면서 구직활동을 재개한다면 바람직하지만, 이 과정에서 청년 실업률이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며 "향후 청년 실업자와 '쉬었음' 인구 사이의 노동 이동 추이를 주시하는 한편, 청년층 고용 상황 둔화가 전체 노동시장 둔화로 이어질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