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된 트럼프-머스크…"곧 내친다" vs "꽤 견고"

입력 2024-11-30 11: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브로맨스'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성이 강한 두 인물이 서로의 필요성에 따라 뭉친만큼 밀월이 곧 깨질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상당 기간 협력 관계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영·미권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인수팀과 가까운 한 정계 소식통은 이달 초 미 정치매체 더힐에 "트럼프는 또 다른 알파(우두머리)와 함께 있으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그가 곧 머스크에게 싫증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평소 자신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이 있는 걸 싫어해 머스크와의 관계도 머지 않아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당선인과 친분이 있는 한 공화당 측 로비스트도 트럼프의 측근 그룹에선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휘하에 있기엔 너무 거물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진보성향 시사지 더 네이션의 발행인인 카트리나 반덴 휴벨은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문에서 "분석가나 논평가들도 두 나르시시스트 사이의 허니문이 얼마나 오래갈지 회의적"이라면서 "이들의 관계는 (대선을 위해 일시적으로 뭉친) 트럼프 동맹과 마찬가지로 매우 위험하고 취약하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의 공화당 경선 초반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거리두기를 했던 머스크는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정책 조언을 하고 자금을 끌어오는 등 밀월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트럼프의 정권 재창출의 일등 공신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머스크는 대선 후 정권 인수팀이 차려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의 트럼프 소유 리조트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그에게서 거의 '가족' 대접을 받고 있다.

머스크는 아울러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신설될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돼 예산 절감과 행정의 효율화를 공언하며 미 관가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에서 백악관 취재를 맡고 있는 매기 하버먼 선임기자는 트럼프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의 관계가 매우 독특하다면서도 꽤 오래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버먼은 CNN방송의 '앤더슨 쿠퍼 360'에 출연해 "대선 직후부터 트럼프 주위에서 머스크가 자신이 없어도 되는 정권인수팀 회의에 나오는 등 너무 많이 등장한다는 불평이 많았지만 둘의 관계는 꽤 견고하다"고 말했다.

하버먼 기자는 "트럼프는 자기 주변에 너무 오래 붙어있는 사람을 절대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둘은 공통점이 있다. 머스크도 (트럼프처럼) 갑부 중 한 명으로, 트럼프는 부(富)에 엄청나게 끌리는 사람이고 또 재산을 지성과 동일시하는 사람이라 둘의 관계는 꽤 오래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