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게시판 논란, 길어진 韓 침묵...갈등 격화

입력 2024-11-24 19:17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의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한동훈 대표와 가족이 올렸다는 의혹을 놓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사이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친윤계는 24일 윤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한동훈 대표 가족이 연루돼있다는 의혹에 대해 한 대표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올렸다.

반면 친한계는 한 대표 흠집 내기 공세라며 관련 게시글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비방 유튜버들에 대한 고발 조치까지 예고했다.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은 24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당원 게시판을 문제 삼는 것의 핵심은 한동훈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페이스북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제2의 읽씹"이라며 "'읽씹'이든 '당게'(당원 게시판)든, '김옥균 프로젝트'든 물불 가리지 않고 '한동훈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는 일군의 집단이 실재한다"고 주장했다.

'읽씹' 논란은 지난 1월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의사를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대표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로 전했지만, 한 대표가 답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김옥균 프로젝트'는 친윤(윤석열)계가 한 대표의 조기 낙마를 모의한다는 내용의 '지라시'를 뜻한다.

이번 사안 역시 한 대표를 겨냥한 정치 공세라는 의미다.

당 지도부는 한 대표와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 1천68개를 전수조사했다. 한동훈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은 161개였고, 나머지 907개는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이었다.

친한계는 이에 대해 대부분이 언론사 사설이나 기사, 격려성 글, 단순 정치적 견해 표명 글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수위 높은 비방은 드물다고 주장한다. 특히 한 대표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은 '동명이인'이 작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 측은 한 대표가 쓴 글이 아닌데 한 대표가 글을 썼다고 주장하는 유튜버들과 한 대표 가족 명의로 대통령 등에 대한 극언을 썼다고 주장하는 유튜버들을 당 차원에서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친윤계는 한 대표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변명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은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밝힐 수 없는 것인지, 밝힐 자신이 없는 것인지, 당원과 국민에겐 간단한 일이 왜 당 대표 앞에선 어려운 일이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어제 보도된 전수조사 결과를 보니 더 아득해진다. 그래서 가족이 썼다는 건가. 안 썼다는 건가. 매사에 똑 부러진 한 대표는 대체 어디로 갔나"라고 일침을 놓았다.

강승규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개인 정보를 입력한 후 '당원 인증'을 받아야만 글을 쓸 수 있는 당원 게시판은 한 대표 가족이 직접 썼거나, 그게 아니라면 정부·여당의 갈등을 노린 악의적인 해킹일 수밖에 없다"며 당 차원의 감사 절차와 수사 의뢰를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