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車 불황에 움츠러든 부품업계…감원 '칼바람'

입력 2024-11-23 11:25
업계 1위 보쉬 "5500명 추가 감원"
2035년까지 일자리 최대 19만개 줄어들 듯


독일 자동차 산업의 불황이 계속되면서 업계 1위 부품공급업체인 보쉬가 직원 5천명 이상을 추가로 감축한다.

22일(현지시간) ZDF방송 등에 따르면 보쉬는 오는 2032년까지 독일 내 사업장 3천800명을 포함해 전체 5천500명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감원 대상 가운데 3천500명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 인력이다. 보쉬는 "미래기술 시장이 기대만큼 발전하지 않는다"며 "이 부문의 많은 프로젝트가 연기 또는 철회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쉬는 각종 기계·공구류 제조업체로, 매출의 절반 이상이 자동차 부품에서 나온다. 세계 60개국 직원 43만명 가운데 13만명이 독일 사업장에서 일한다. 보쉬는 올해 초에도 일자리 7천개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는 가운데 불황으로 생산량을 줄이면서 부품공급업체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변속기 등을 생산하는 독일 업체 셰플러도 이달 초 4천7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는 전기차 전환에 따라 2035년까지 최대 19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조조정 방안과 임금인상을 두고 회사와 협상 중인 폭스바겐 노조는 내달 초 경고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산별노조인 IG메탈(금속산업노조)은 이날 임금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정됐다며 "투쟁 기간과 강도는 폭스바겐 사측에 달렸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독일 공장 10곳 중 최소 3곳 폐쇄와 그에 따른 인력 감축, 임금 10% 일괄 삭감을 제안했다. 노조는 2년에 걸쳐 임금을 5.1% 올리되 인상분을 반납하겠다며 회사에 공장폐쇄와 인력 감축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