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8천억원 들여 美·유럽에 공장 짓는다…비비고 글로벌화 ‘박차’

입력 2024-11-21 15:37


CJ제일제당은 8천억원을 투자해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을 구축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를 통해 신성장 전략 지역인 유럽의 사업을 대형화하고 핵심 국가인 미국에서는 시장 지위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유럽 K-푸드 신공장 부지를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확정하고 설계에 들어갔다.

약 1천억원을 투자해 축구장 16개 크기 부지(11만 5천㎡)에 건설한다. 이 공장에 최첨단 자동화 생산라인을 갖추고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이 유럽에 생산공장을 자체적으로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공장을 통해 연간 30% 이상 성장하는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향후 헝가리를 거점으로 인근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동부 유럽과 발칸반도 지역으로 진출해 유럽 사업을 본격적으로 대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헝가리 정부로부터 공장 건설에 필요한 지원을 확보하고 전날 현지에서 헝가리 투자청(HIPA)과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냉동식품 자회사인 슈완스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이 공장은 축구장 80개 넓이(57만5천㎡) 부지에 건설되며 초기 투자 금액은 약 7천억원 규모다.

공장이 완공되면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로,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미 중부에 있는 사우스다코타는 도로·항공 인프라가 우수하며 주 정부가 기업 활동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어 생산거점으로 최적의 입지를 갖췄다고 CJ제일제당 측은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사우스다코타 공장을 앞세워 비비고의 미국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만두시장 1위(점유율 42%)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비비고 만두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미국 B2C 만두 시장 전체의 성장률(15%)보다 두배 이상 높은 33%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만큼 생산력 증대를 통해 초격차 경쟁력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3일에는 공장 부지에서 박민석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과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이번 투자는 미국에서 증가하는 K-푸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생산역량 증대에 나선 것은 성장성이 높은 글로벌 식품 사업에 더욱 힘을 싣기 위해서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은 2019년 3조 1,540억원에서 지난해 5조 3,861억원으로 4년간 7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9%에서 48%로 늘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선제적인 생산역량 투자를 통해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 앞장서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