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격전 중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 본격화로 급부상한 낸드 플래시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가운데 SK하이닉스는 오늘 세계 최고층인 321단 1Tb(테라비트) TLC(트리플레벨셀) 4D 낸드 플래시를 양산한다고 밝혔는데요.
시장에선 SK하이닉스가 D램 중심인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면서 낸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박해린 산업부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격전지가 이제 낸드 시장까지 번진 것 같습니다.
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저장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에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저장하고 꺼내 볼 수 있는 것도 낸드가 있기 때문이죠.
데이터센터 등 AI용 고용량, 고성능, 저전력 낸드 제품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간 낸드 '적층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한파가 한창이었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낸드는 가격 하락과 재고 누적으로 팔면 팔수록 적자로 여겨질 정도였는데요.
올 들어 AI 데이터센터와 온디바이스 AI등으로 수요가 크게 늘면서 HBM과 더불어 실적을 크게 이끌고 있기 때문에 주목해서 보셔야 합니다.
참고로 올해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매출에서 낸드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8%입니다.
그런데 용어가 너무 낯섭니다.
앞으로 고성능 낸드 시장이 중요해진다면 이런 개념들도 알아가야 할 텐데요.
321단 1Tb TLC 4D 낸드 플래시라, 이게 무슨 의미입니까?
낸드는 수직으로 셀을 쌓는 적층공법이 핵심입니다.
많은 데이터를 빠르고 안전하게 저장하기 위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겹겹이 쌓아 층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용량을 늘리다 보니 적층 수준이 곧 기술 경쟁력으로 꼽히는 것이죠.
321단이란 건 층 수를 의미하고요.
1Tb, 즉 1테라비트의 용량을 갖췄다는 의미고,
낸드는 한 개의 셀에 몇 개의 데이터(비트 단위)를 저장하느냐가 중요한 데
SLC(싱글레벨셀), MLC(멀티레벨셀), TLC(트리플레벨셀), QLC(쿼드레벨셀) 순으로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즉 TLC는 싱글 대비 3배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거죠.
전작 대비해선 이런 효율을 낼 수 있고요.
즉, SK하이닉스가 한개의 셀에 3개의 데이터를 저장해 321단으로 적층한 낸드를 양산했고, 이게 세계 최고층으로, 그만큼 기술 경쟁력에서 앞서고 있다는 뜻입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제품으로 AI 데이터센터용 SSD와 온디바이스 AI 등 시장을 공략하는데 유리한 입지를 점하게 됐다며, 활용 범위를 점차 확장할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부턴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높게 쌓을수록 기술력이 뛰어난 거라면,
삼성전자는 현재 몇 단이고, 어디가 기술 경쟁력 면에서 더 앞선 겁니까?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부터 QLC 286단 낸드를 양산 중입니다.
SK하이닉스가 321단 제품을 공개하기 전에 생산 중이었던 게 지난해 2분기 양산을 시작한 238단이었으니,
말 그대로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이죠.
이 경쟁이 앞으론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낸드 사업을 챙기기로 했죠.
1위인 삼성전자와 격차를 좁히기 위한 작업이 더욱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이미 올해 점유율로도 격차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 드러납니다.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36.9%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SK하이닉스가 맹추격하며 22.1%까지 쫓아온 모습입니다.
HBM에서 독주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낸드 시장에서까지 치고 올라온다면 삼성에 상당한 위기감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고요.
삼성전자는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6년 400단급 낸드를 양산한다는 계획입니다.
박해린 산업부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