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당첨되려 이혼…부정청약 127건 적발

입력 2024-11-20 16:13
# 10대 아이 셋을 둔 A씨는 남편과 이혼했는데도 남편 명의의 파주시 아파트에 계속 거주했다. 이혼할 의사없이 청약당첨만을 목적으로 한 '가짜 이혼'이었기 때문이다. 특별공급 청약을 위해서는 부부 모두가 무주택자여야 했다. 이에 A씨는 이혼 2개월 후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공급하는 다자녀가구 특별공급 주택에 청약해 당첨됐다.

# B씨는 부인과 성인이 된 두 자녀와 함께 경기도 고양시 소재 전용면적 77㎡ 규모의 아파트에 거주 중이다. 그러나 서류상 그 집에는 B씨 네 가족 외에 두 가족이 더 살고 있었다. 자신의 어머니와 장모를 지난 2020년 8~9월에 걸쳐 위장전입시킨 것. 그는 3년 뒤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공급하는 아파트에 노부모 부양자 특별공급 유형으로 당첨됐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상반기 주택청약 실태를 점검한 결과 모두 127건의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적발된 부정청약 의심자들은 경찰청에 수사의뢰 한 상태다.

이번 점검 대상은 지난해 하반기 분양단지 중 부정청약 의심단지 40곳, 2만3,839가구였다. 주요 부정청약 유형으로는 위장전입이 107건(84.3%)으로 가장 많았다. 직계존속 위장전입은 물론 자녀(직계비속)를 활용한 위장전입, 청약자가 주소지를 허위이전하거나 허위로 유지하는 등의 위장전입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청약에 당첨되기 위해 거짓으로 이혼한 사례는 3건, 시행사가 저층 당첨자와 공모해 부적격 또는 계약포기 한 로열층 주택에 대한 허위 계약사례도 16건이나 있었다.

한부모 가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공공주택 특별공급에 자격요건이 아닌 '사실혼관계의 미혼자'와 계약한 18건의 사례도 확인됐다. 이처럼 공급질서를 교란한 자들에겐 당첨 취소는 물론 3년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과 청약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정수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최근 규제지역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청약과열 현상이 계속되자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시장 모니터링과 점검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