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계부채 관리 담합 의혹을 조사 중인 공정위가 조만간 이들의 정보 교환 행위가 부당한 지 여부를 결론 내립니다.
과징금 규모만 최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들은 단순한 정보 교환이었다며 억울하단 입장입니다.
보도에 유오성 기자입니다.
[기자]
공정위가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은행의 가계부채 관리 담합 의혹입니다.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이 물건별, 지역별 LTV 정보를 교환한 것이 담합인 지 여부를 가리겠다는 겁니다.
국민은행은 1년에 두 번, 신한·하나·우리은행은 1년에 한 번 LTV를 설정합니다.
각 은행은 LTV를 정할 시기가 되면 경쟁 은행에서 LTV 자료를 공유 받는데, 이 과정에서 특정 지역 LTV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다른 은행과 비슷하게 맞추는 작업이 진행된 걸로 공정위는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정보가 공유되다보니 LTV 상향 경쟁이 제한됐고, 은행들이 대출액 한도를 낮춰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신용대출을 받게 유도했다는 겁니다.
은행들은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한 단순 정보 교환에 불과한 것이라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금융권 관계자 : 정보 교환과 관련해서 엄청나게 중요한 정보를 교환하는 게 아니에요. 은행 앱에도 나와있고 영업점에 가서 얼마든지 LTV를 알 수 있어요...또 신용 대출은 상환 능력과 관련이 있지 LTV랑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우량 담보물에 대출 한도를 높게 잡는 것이 더 이익인 은행 입장에서 LTV를 낮추는 식의 담합을 할 유인도 적습니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금융 당국과 충돌도 불가피합니다. 공정위와 부처 간 갈등설에 대해 해명하긴 했지만 금융위 내부에서는 불편한 기류가 감지됩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기업들이 사업 관련 정보를 주고 받아 공정거래를 제한하는 행위는 '부당 공동행위'에 해당합니다.
은행 매출의 상당 부분이 담보대출인 만큼 여기에 최대 20%인 부과기준율이 적용되면 많게는 수천억원의 과징금이 예상됩니다.
공정위가 담합으로 결론 내린다면 사업자 사이 정보교환 행위 자체를 담합으로 제재하는 최초 사례입니다.
공정위는 2차례에 걸친 전원회의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이 사건에 대해 결론을 내린다는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